'여름아 부탁해'부터 '우아한 가'까지 인생작 두 편으로 베테랑 배우의 공력을 뽐내는 배우가 있다. '금수저 사모님'부터 '욕망의 화신'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배우 문희경을 만나봤다.
문희경은 지난달 31일 OSEN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드라마 '여름아 부탁해'와 MBN 드라마 '우아한 가'로 시청자를 만났다. 이에 문희경은 두 작품에 대해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여름아 부탁해'가 먼저 방송 중인 가운데 '우아한 가'가 시작했던 터. 문희경은 "두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에 대해 망설였다. 그러다가 주위에서 '욕심 부려서라도 두 개 다 하시라'라고 조언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도전하게 됐다"고 동시에 두 작품에 출연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두 작품이 다른 장르인데 다 성공적이었고 반응이 좋아서 기쁘다"며 웃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문희경이 최근 종영한 '여름아 부탁해'와 '우아한 가'에서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사진은 소속사에서 제공한 프로필 컷.](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4/201911040754775905_5dbf5b24adead.jpg)
문희경은 '여름아 부탁해'에서는 뼛속까지 금수저인 부잣집 안주인 허경애 역을, '우아한 가'에서는 간호사에서 재벌가 안주인으로 도약한 하영서 역을 맡았다. 이와 관련 그는 "캐릭터 차이가 컸다. 기본적으로 '우아한 가'는 욕망 덩어리였다. 재벌집 대를 잇겠다는 여자의 슬프도록 처절한 욕망 덩어리. 그런데 해보고 싶었다. 반면 '여름아 부탁해'는 곱게 자란 엄마인데 아들에 대한 집착 때문에 아들과의 사이가 멀어지고 집안 분위기에 휩쓸리는 여자 역이었다. 나쁜 엄마지만 귀여운 매력도 있고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하며 역할에 대한 애착을 표현했다.
특히 '우아한 가'에서서 하영서는 자질이 부족한 첫째 아들을 외면하고, 트랜스젠더인 둘째 아들을 재벌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애쓰며 노력했다. 이 가운데 물고기 피카소의 장례식, 모석희(임수향 분)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난 "올케" 장면 등 작품의 명장면 곳곳에 함께 했다.
문희경은 먼저 극 중 아들이 트랜스젠더인 설정에 대해 "더 냉정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아픔도 있는 여자다. 후처로 들어와 살면서 언제 내쳐질지 모르고 쫓겨날지 모르는데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암투, 처절한 몸부림, 그런 게 있는 것 같다"고 한번 더 애정 어린 해석을 내놨다. 그는 "그래서 어떤 것도 해내고 물리쳐내고 아들을 앉히리라는 집념이 강했을 것"이라며 "실제 제가 그런 일을 겪었다면 정말 큰 충격을 받을 것 같다. 그렇지만 '하영서'는 충격보다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강할 테니 문제없었을 것 같다. 어쨌든 탑팀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물고기 피카소의 장례식에 대해서도 "실제로 반려 동물에 대한 애착이 커지고 있지 않나. 저는 반려 동물을 기르고 있진 않지만 가능한 이야기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실 그 장면에 대해 제작진 사이에서 '찍느냐 마느냐' 말이 많았다. 하지만 배우들은 손뼉 쳤다. '이런 걸 해야 한다'고. 다른 드라마에서 하지 않는 걸 해야 시청자한테 충격을 줄 수 있을 거라고"라며 "극 중 재벌 회장이 죽었을 때는 초라한데, 물고기 장례식은 성대하지 않나. 마치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인데 정승이 죽으면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극적인 대비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놉시스부터 아들이 트랜스젠더인 걸 알았다"는 문희경은 "그런데 모석희가 회장님 딸인 건 처음부터 알진 못하고 나중에 알았다"며 놀랐다. 그는 "대사에 '올케'라고도 나오고 너무 재미있더라"라며 웃었다.
이 같은 반전 덕분일까 '우아한 가'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으로 8%의 시청률을 넘으며 MB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문희경은 "첫 방송 이후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라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방송 다음 날 시청률 챙겨보는 재미가 있었다. 원래는 3% 대만 넘어도 소원이 없다고 했는데 나중에 계속 기록이 깨지니까 MBN 측에서 촬영장까지 와서 인사하고 포상휴가까지 가는 호사를 누렸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특히 문희경은 "그만큼 시청자들 눈이 콘텐츠 중심으로 바뀐 거다. 채널을 가리지 않는다. 차별화된 콘텐츠가 중요한 세상이다. 시청자가 뭘 보고 싶어 하는지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저도 보다가 10초를 못 참고 돌린 방송들이 있다. 그런데 '우아한 가'는 긴장감과 에너지가 넘쳐나서 한 순간도 놓치지 못하고 봤다. 회마다 볼만한 장면들이 넘쳐났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