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배우는 사람" 문희경, '정글의 법칙'·'자연스럽게' 도전하고픈 이유 [인터뷰③]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1.04 10: 29

(인터뷰 ②에 이어) "배우는 '배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문희경이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채널 최고 시청률을 파괴한 '우아한 가'에 이어 오랜만에 도전하는 대형 뮤지컬 '레베카'는 물론 '정글의 법칙'과 '자연스럽게' 같은 예능까지 시도하고 싶다는 그였다.
문희경은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KBS 일일드라마 '여름아 부탁해'와 MBN 수목드라마 '우아한 가'에서 각각 허경애, 하영서 역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작품 종영 후에도 그는 쉬지 않고 뮤지컬 '레베카'에서 반 호퍼 부인 역을 맡아 이번엔 관객들과 만날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에 지난달 31일 문희경과 만나 열정적인 도전 정신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편이 아닌 젊은 남성과 밀애 현장을 들킨 하영서의 등장 장면은 '우아한 가' 첫 방송에서도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안긴 장면으로 손꼽힌다. 겉으로는 재벌가 안주인이지만 뒤에서는 욕망의 화신인 캐릭터의 면모를 직선적으로 보여주기 때문. 여기에 문희경의 거침없는 연기와 당당한 태도가 더해져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문희경이 최근 종영한 '여름아 부탁해'와 '우아한 가'에서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사진은 소속사에서 제공한 프로필 컷.

이와 관련 문희경은 "하영서의 등장 장면은 누구보다 자신 있게 하고 싶었다. 불륜이라지만 당당한 모습이 캐릭터를 표현해준다고 봤다"고 밝혔다. 또한 "'내 나이 또래 중에 나니까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장착하고 임했다. 배우인데 카메라 앞에서는 다 던지고 임할 수 있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만약 거기서 제가 쭈뼛거렸다면 스태프들이 더 민망했을 것"이라며 "속으로는 긴장했어도 그런 순간에는 티 내면 안 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문희경은 평상시 자기 관리에 엄격했다. "시간 내서 운동할 겨를이 없다"는 문희경은 "자기 전에 윗몸일으키기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평소 스트레칭 많이 한다. 회식한 다음 날은 음식 조절하고, 수시로 몸에 좋은 걸 챙겨 먹어야 한다"며 웃었다. 저녁 7시 이후 철저한 금식을 지키며 한 달 만에 체중 감량도 수월한 편이라는 문희경이다. 
중년의 나이, 베테랑 연기자로서 한 꺼풀 내려놓을 수도 있지만 문희경은 달랐다. 그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끊임없는 도전에 목말랐다. 그는 "어떤 게 됐든, 뭐든 간에 저한테 주어진 건 다 하고 싶다"며 철저한 관리는 도전을 위한 밑거름임을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요새 대세라는 관찰 예능도 해보고 싶다. 작품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드렸으니 느리게 하는 관찰 예능에서 소박한 제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MBN 예능 '자연스럽게'나 tvN 예능 '삼시세끼' 시리즈 같은 것도 재미있게 봐서 도전해보고 싶더라"라고 밝혔다. 또한 "SBS 예능 '정글의 법칙'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주도 출신이라 물질도 잘하니 도전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우아한 가'에서 하영서로 인생 캐릭터를 만들고도 여전히 도전에 목마른 상황. 그는 "배우는 항상 목마르지 않나"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또한 "이게 전부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기억해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또 다른 역에 대한 갈증이 항상 존재한다. 배우는 항상 또 다른 배역을 쫓아가는 것 같다. 그러면서 '배우는 배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희경은 "내 안에 항상 열정이 가득하다. 터뜨릴 준비, 그를 위한 자세가 돼 있는 게 중요하다. '난 항상 폭발하리라'라는 일념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굉장히 소중하고,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거밖에 없다. 그렇게 후회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며 "젊었을 땐 오만하기도 했다. 그런데 뜻하는 대로 안 되는 바도 겪으면서 성장하게 됐다. 나한테 주어진 것에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 받아들이고 100% 에너지를 쏟아야겠다는 절실함이 생겼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JTBC 예능 '힙합의 민족' 시리즈에서 넉살의 '작두' 등 2030 청년들조차 어려운 힙합을 능숙하게 소화한 것도 그에게는 도전이었단다. 문희경은 "너무 어려웠다. 그렇지만 해내고 나니 정말 뿌듯했다. '하면 된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그런 경험들이 모여서 더 큰 도전을 이루게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또한 "배우는 어떻게든 기록이 남는다. 카메라 앞에서 단 한순간도 허투루 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영원히 남는 순간을 흘려보낼 순 없다"고 했다.
그렇기에 문희경은 쉬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여름아 부탁해' 촬영 중에도 '우아한 가' 출연을 마다하지 않았고, '우아한 가'를 마치자마자 '레베카' 연습에 합류했다. 공연 중에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어멍'(감독 고훈)으로 관객들도 만난다. 고향인 제주도를 배경으로 해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직접 해녀처럼 깊은 곳까지 수영하며 찍은 영화라고.
물론 에너지가 고갈되기 전에 휴식도 필수란다. 문희경은 "뮤지컬까지 끝난 뒤엔 길게 저만을 위한 여행도 갈 생각이다. 한 달 정도 뉴욕에서 한 달 살기 이런 것도 찍어보고 싶다. 제가 뉴욕을 좋아하는데 걸어 다니면서 사람들도 보고 재충전할 시간을 생각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그는 "이 나이에 제가 계속해서 하는 걸 보고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들을. 그렇게 에너지를 드릴 수 있는 배우로 계속해서 남고 싶다"고 웃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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