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게모니 희생양? 키움, 장정석 감독 재계약 포기한 이유는? [오!쎈 이슈]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11.05 05: 22

키움 히어로즈가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장정석 전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손혁 전 SK 투수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키움은 4일 오후 손혁 감독 선임을 깜짝 발표했다. 이날 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훈련을 위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나온 키움과 SK 와이번스 선수들도 훈련 도중 감독 교체를 알았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다. 
손혁 감독은 2년 총액 6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손혁 감독은 2009년 한화 이글스 투수 인스트럭터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 인스트럭터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투수코치를 역임했고 2017년부터 올해까지는 SK 와이번스에서 투수코치로 활약했다. 

[사진] 키움 히어로즈 손혁 신임 감독.

이번 손혁 감독 선임이 놀라웠던 이유는 장정석 전 감독이 이끈 키움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2017시즌부터 키움 지휘봉을 잡은 장정석 감독은 3시즌 동안 230승 3무 199패 승률 0.536을 기록했다. 통산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렸고 두 차례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부임 첫 해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SK에게 아쉽게 패했고, 올 시즌에는 2014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을 거뒀다. 다만 한국시리즈에서 1승도 하지 못하고 4전 전패로 시리즈를 내준 것이 아쉬웠다.  
2000년대 들어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하고도 이듬해 지휘봉을 잡지 못한 감독은 2002년 김성근 감독(LG), 2010년 선동열 감독(삼성), 2013년 김진욱 감독(두산)에 이어서 장정석 감독이 네 번째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하송 대표이사가 새로 취임하고 팀에 큰 틀에서 변화를 줘야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표이사께서 5명의 후보군을 두고 지난주에 인터뷰를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손혁 감독으로 결정됐다”고 감독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서 “감독 교체 이야기가 나온 것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이후다. 그전까지는 교체 논의가 전혀 없었다. 하송 대표이사가 취임한 뒤 교체가 결정됐다”라며 감독 교체 결정 시기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키움이 최근 불거진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논란을 의식해 ‘이장석 색깔 지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장정석 전 감독은 이장석 전 대표가 구단주로 있던 2016년 10월 감독에 취임했고 구단 사외이사로도 등록돼 있다.
이에 대해 김치현 단장은 “장정석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신임 대표님께서 우리의 야구 운영과 시스템, 철학 등과 맞는 사람을 찾아보자고 이야기했고 그래서 손혁 감독을 선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장정석 전 감독의 거취는 아직 불투명하다. 김치현 단장은 “대표님께서 직접 장정석 전 감독님께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하며 1년 정도 구단 고문직을 제안했다. 현재 다른 팀들 감독들이 모두 결정되어서 새로운 팀을 찾기가 어려운 시점이다. 장정석 전 감독님을 예우해서 고문직을 제의했다. 아직 장정석 전 감독님이 제안을 수락하시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키움은 하송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빠르게 팀을 개편하는 모습이다. 손혁 신임 감독이 이끄는 키움이 2020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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