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냐?' 이두헌, 김수미 앞 고백한 눈물 젖은 '사부곡' [핫TV]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1.05 07: 48

가수 이두헌이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세상을 떠난 부친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했다. 
4일 밤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 6회에서는 가수 유열과 이두헌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이날 배우 김수미는 익숙한 듯 전화를 걸어 남자 연예인들을 국밥집으로 초대했다. 바로 유열과 이두헌이었다. 두 사람은 과거 한국 대중 가요를 대표하던 인물이다. 유열은 최근 영화로 만들어진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다시금 회자될 정도였고, 이두헌은 그룹 다섯손가락으로 활동하며 전성기 시절 '풍선',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과 같은 히트곡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었다. 

[사진=SBS플러스 방송화면] '밥은 먹고 다니냐?' 6회에 가수 이두헌이 출연했다.

오랜 세월만큼 두 사람 모두 음식에 대한 애착과 에피소드도 남달랐다. 특히 유열은 김수미의 '수미네 반찬' 표 음식들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그는 '천수무 김치', '애호박 볶음' 등 김수미 표 반찬들에 열광했다. 이에 김수미는 즉석에서 "그거 금방 한다"며 애호박 볶음을 만들어 내주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두헌은 김수미의 뛰어난 요리 솜씨를 보고 애잔한 표정을 지어 시선을 모았다. "선생님(김수미) 음식 솜씨가 좋아서 책도 내시지 않으셨냐"고 운을 뗀 뒤, "저희 아버지도 음식을 잘하셨다"며 세상을 떠난 부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두헌은 "저희 아버지가 평안도 출신, 어머니가 충청도 출신이셨다. 그런데 어머니는 천상 공주 스타일이셨다. 대신 아버지가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모두 자격증을 갖고 계셨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아버지가 이북식으로 만두를 만들어 주시고는 했다. 그런데 이북식 만두가 크지 않나. 애들은 잘 못 먹었다. 그래서 아버지가 부추를 넣어서 작게 물만두처럼 나들어주시면 우리집 애들이 그 자리에서 100개씩 집어 먹었다. 그러면 아버지는 옆에서 복사기처럼 만두피를 빚어서 만두를 만들어주셨다"며 애틋한 추억을 밝혔다. 
특히 그는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그걸 재연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더라. 요리에 좀 관심있는 둘째 동생이 제가 하도 노래를 부르니까 자기가 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맛이 전혀 달랐다. 그때 울컥했다. 아버지 맛이 안 나던 순간,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었다"며 울컥한 심경을 털어놨다. 
무엇보다 이두헌은 "나중에 아버지랑 사이가 안 좋아서 10년 가까이 왕래도 안 했다. 그러다 어느날 동생한테 전화가 왔는데 '아버지가 혼수상태'라고 하더라"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두헌은 "그 전까지 제가 아버지한테 '잘못했다'고 하거나, 아버지가 저한테 '10년 전엔 미안했다'고 하신 게 없었다. 그 정도도 못할 정도로 불 같은 분이셨는데 항상 제 안부를 궁금해하셨다고 하더라"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후회되는 정도가 아니라 피눈물이 다 난다"며 "차라리 그때 병원에서 조금이라도 말이라도 한 마디 하실 수 있는 상태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끝내 부친께 사죄하지 못한 점을 후회했다. 
나아가 이두헌은 "지금 생각나는 건 딱 하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기타를 좋아했다. 아버지가 딱 한 마디 하시면서 '공구 구하러 청계천 갈 때 따라 와라'라고 하셨다. 그러더니 음반 가게에서 앨범 하나 골라보라고 하셨다. 엉겁결에 하나를 꺼냈는데 그 음반이 밥 딜런 것이었다. 그게 제가 음악을 시작한 계기"라며 애틋한 에피소드도 고백했다. 
뒤이어 그는 부친을 떠올리며 환상적인 라이브로 '밥은 먹고 다니냐?' 손님들을 웃고 울렸다. 그는 다섯손가락의 히트곡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은 물론, 정미조의 '개여울' 등을 즉석에서 연주하고 노래까지 불러 박수 갈채를 이끌어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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