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권혁수가 유튜버 구도쉘리와의 '상의 탈의 지시'에 대한 진실공방을 벌이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하 카톡)과 대화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다량의 메시지와 녹취파일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권혁수는 4일 오후 5시 소속사 지트리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언론에 구도쉘리와의 통화 녹음 파일과 카톡 메신저 관련 자료, 해명글을 배포했다. 공개된 자료는 구도쉘리와 유튜브 채널 '권혁수 감성' 편집자 고 PD의 통화 녹음 파일 약 25분, 구도쉘리와 권혁수 또한 구도쉘리와 고 PD가 나눈 카톡 메시지 약 600여 개, 이를 요약한 권혁수와 소속사의 해명글로 구성됐다.
논란은 지난 9월 권혁수와 구도쉘리가 '권혁수 감성'에서 등뼈찜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를 동반 진행하면서부터 촉발됐다. 해당 영상에서 구도쉘리는 등뼈찜을 먹는 도중 덥다며 상의를 탈의하고 브라톱과 하의만 입은 채 방송을 이어갔다. 평소 구도쉘리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브라톱 차림새를 즐겨 입고 공개해왔던 터. 해당 옷차림은 '구도쉘리룩'으로 불리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권혁수 감성'에선 달랐다. 실시간 채팅창에서 '구도쉘리룩'을 두고 비판 의견도 오가며 분위기가 냉랭해지기도 했다.

![[사진=구도쉘리 유튜브 화면] 구도쉘리와 배우 권혁수의 '권혁수 감성' 등뼈짐 방송에서 구도쉘리의 상의 탈의 장면을 두고 진실공방이 빚어졌다.](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5/201911050355779376_5dc07e7206bd1.jpg)
이후 구도쉘리는 10월 초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및 해명 방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사과 및 해명 과정에서 '구도쉘리룩'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며 몰래카메라, 도둑촬영, 불법촬영, 리벤지 포르노 등 성범죄 피해자들의 옷차림을 지적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사과, 해명을 반복했다.
그 사이 권혁수 측은 '권혁수 감성'에서 구도쉘리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매니저를 통해 해명글을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구도쉘리가 권혁수 측의 해명글 확인 후 생방송 중이던 개인 방송을 중단하고 지난 3일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권혁수 감성' 콘텐츠의 상의 탈의는 권혁수의 지시였고, 사과문 또한 권혁수 측이 대필한 것이라며 카톡 일부를 공개했다. 그 중에는 구도쉘리 측을 두둔하며 대중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포함돼 파문을 빚었다.
![[사진=지트리크리에이티브 제공] 배우 권혁수(오른쪽)와 구도쉘리(왼쪽)가 논란 과정에서 나눈 카톡 대화 일부가 공개됐다.](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5/201911050355779376_5dc07e7235506.png)
이와 관련 권혁수 측은 4일 오후 1시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먼저 권혁수는 논란이 된 구도쉘리가 공개한 카톡 중 일부 발언에 대해 사죄했다. 그는 "구도쉘리 편을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대화 당시 자신이 섭외한 구도쉘리 입장에서 대화를 주고받았음을 피력했다.
다만 권혁수 측은 구도쉘리가 주장한 상의 탈의 지시, 사과문 대필 등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권혁수는 "브라톱은 구도쉘리가 '권혁수 감성' 촬영 당일 먼저 진행된 tvN 예능 프로그램 '최신 유행 프로그램' 촬영 때문에 입은 것"이라며 "상의 탈의도 구도쉘리가 '더우면 옷 벗어도 되냐'고 묻자 당황해 대답하지 못했고, 매니저가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개방된 공간이고 두 사람 먹는 모습 만으로도 충분하다. 만약 나중에 다른 콘텐츠처럼 권혁수 씨 집에서 촬영하면 그래도 된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권혁수 감성' 편집자 고 PD는 구도쉘리가 먼저 권혁수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권혁수의 지시로 구도쉘리의 사과문 작성에 조언을 건넸다고 했다. 그는 "저희가 (사과문 내용을) 강요하지 않았다. 구도쉘리 님이 보내주신 1차 사과문에서 해명보다 사과를 강조해야 할 부분에 대해 말한 것 외에는 대부분 그대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지트리크리에이티브 제공] '권혁수 감성' 편집자 고 PD(오른쪽)와 구도쉘리(왼쪽)가 사과문 작성과 관련해 나눈 카톡 대화 일부.](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5/201911050355779376_5dc07e738a546.png)
특히 권혁수는 "구도쉘리가 해명글에 대해 수정을 요구했다"며 "'입을 맞추자', '내가 판을 다 깔아놨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절대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진실을 덮는 게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권혁수는 소속사를 통해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현장에 참석한 언론에게 카톡과 녹음 파일 등의 증거 자료를 배포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 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구도쉘리는 권혁수의 기자회견 이후 별도의 인터뷰나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권혁수는 기자간담회 말미 "구도쉘리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란다. 어렵겠지만 사실 관계를 정확히 밝혀 달라.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을 검토 하겠지만 그래도 결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밝혔던 터. 좁혀지지 않는 구도쉘리와 권혁수 사이 진실공방의 공이 평행선 위에 있는 실정이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