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삼성 지휘봉을 잡은 허삼영 감독은 잘 알려진대로 프런트 출신 사령탑이다.
현역 은퇴 후 훈련 지원 요원으로 입사해 수 년간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해왔고 감독 선임 전까지 1군 전력분석팀장 겸 운영팀장을 역임했다. 데이터 야구에는 강점이 있지만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허삼영 감독은 4일 첫 기자 간담회를 통해 "현장 경험이 없는 건 사실이다. 부족한 부분은 인정한다. 감독의 역할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코치들이 나보다 더 우수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지식과 역량을 갖고 계신다. 그 역량을 가져다 쓰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5/201911050907777501_5dc0be3e6cc48.jpg)
이어 그는 "코치들에게도 분배해서 권한을 줄 것이다. 나는 그 안에서 결정을 내리면 된다. 코치들의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삼영 감독은 "김용달 타격 코치는 폭넓은 지식과 철학을 갖고 있다. 우리 팀에 필요한 기본기를 주입할 수 있을 것이다. 단 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은 어렵다. 시간을 두고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현욱 투수 코치는 우리 팀뿐만 아니라 타 구단에서도 선수로 뛴 경험이 있는데 삼성 투수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직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배터리코치가 중요한데 새로 선임한 이정식 코치는 명성은 높지 않지만 선수들의 신임은 높다. 선수의 마음은 잘 이해할 수 있는 코치"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허삼영 감독은 "나도 실패를 빨리 겪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고 싶다. 본인의 감각만으로 코칭하는 분들에 대해선 벽이 있는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코치들의 실패담은 잘 듣는데 성공담은 잘 안 듣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무명 투수 출신 허삼영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희들이 흘린 눈물, 땀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남이 해주는 게 아니다. 너희는 느리게 가고 있지만, 계속 성장 중이니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한 "스윙을 열심히 한 타자들을 보면 손바닥이 상해있지 않나. 손바닥 보자고 했을 때 자신 있는 선수는 먼저 보여주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멀리 도망간다. 자신 있게 손을 내밀어주는 선수의 손을 잡아주며 '수고했다'고 말해준다.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인내의 시간을 갖자고 한다. 그래야 기존의 1군 선수를 이길 수 있고 그게 팀이 강해지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허삼영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보면 내가 운동을 못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해준 이야기였는데 당시에는 그 의미를 몰랐다. 그저 나이든 사람들의 잔소리로 들렸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지도가 우선이 아니라 선수의 마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 기술적으로 선수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게 없다. 전력분석을 오래 했지만 야구의 트렌드는 계속해서 바뀐다. 코치들에게 계속 권한을 준다. 선수들의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