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 PD "3주년 원동력=간절함..가십보다 '사람' 남길 것" [인터뷰②]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1.05 15: 02

(인터뷰 ①에 이어) '비디오스타'가 눈 깜짝할 새 방송 3주년을 넘겼다.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로 시작해 원작을 뛰어넘는 매력을 자랑하기까지,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프로그램의 좌장 이유정 PD가 '간절함'과 '사람'의 소중함을 꼽았다.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비디오스타(이하 비스)'가 올해로 방송 3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6년 7월 12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의 스핀오프를 표방하며 포문을 열었던 터. '라스'가 MC 교체, 게스트 편차 등으로 부침을 겪을 때 '비스'는 꾸준히 화요일 저녁 퇴근길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비스'가 보여준 꾸준함의 비결은 '섭외'에 있었다. 배우 김수미부터 가수 김흥국 같은 연예계 선배들부터 '엄유민법'으로 불리는 뮤지컬 배우 엄기준, 유준상, 민영기, 김법래까지. 다양한 게스트들이 '비스'에 출연하며 예능감을 뽐내고 본격적으로 예능 활동을 전개했다. 이에 최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모처에서 OSEN과 만난 이유정 PD 또한 "우리 프로그램의 맨 처음 시작은 '섭외'"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MBC에브리원 제공] '비디오스타'를 연출하는 이유정 PD가 방송 3주년을 기념해 OSEN과의 인터뷰에 임했다.

2주 단위로 하루에 2회에 걸쳐 녹화를 진행하는 '비스' 특성상, 제작진은 가장 먼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게스트' 라인업을 꾸린다. 이 라인업에는 '엄유민법'이나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처럼 평소 친분이 두터운 멤버들부터, 방송인 박은지와 배우 신주아 등 연예계 '새댁'으로 꼽히며 제작진이 공통으로 준비한 주제에 걸맞은 멤버들, 최근 이슈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까지 다양한 이름이 오르내린다. 섭외된 출연진을 상대로 사전 미팅까지 거치면 구성 회의에 돌입하고, 이후 충분한 자료 조사를 거쳐 녹화가 진행된다. 촬영이 끝난 날 밤에는 새벽까지 중요했던 포인트들에 대한 편집 회의를 거치고 방송 하루 전까지 최종 편집을 마친다고. 
이유정 PD는 "뭐 하나 쉬운 게 없다"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비스'의 제작 과정 전반에 대해 설명하며 끊임없이 눈을 빛냈다. "현재는 연말 방송 분량까지 모두 섭외를 마친 상태"라고 밝힐 때는 뿌듯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저부터 모토가 '사심으로 방송하자'는 거다. 나쁜 뜻이 아니라 게스트에게 얼마나 애정과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보는 시각과 콘텐츠의 질이 달라진다. 결국 방송도 '사람과 사람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이 실제 보답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다. 성우 서유리의 결혼 발표, 배우 서하준의 복귀 심경 고백, 가수 간미연과 황바울 부부의 프러포즈 등이 '비스'에서 성사됐던 것. 이유정 PD는 "게스트 분들이 저희 촬영장에 오시면 대기실에 저부터 스태프 전원이 찾아가서 소속, 직위, 이름, 맡은 업무를 밝히고 인사한다. 그리고 '가족의 마음으로 촬영할 테니 걱정 마시고 편안하게 있다 가시라'라고 말씀 드린다. 그걸 좋게 봐주신 건지 대부분의 출연진이 방송에서 언급하지 않기로 한 부분도 막상 촬영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말씀하시고 제작진에게 모든 걸 맡겨 주신다"며 감동한 바를 밝혔다. 
그는 "그 덕분인 건지 토크쇼 게스트로 한번 뵀을 뿐인데도 '비스'에 출연하신 분들은 다른 예능의 메인 MC들처럼 친근감이 깊고 오래 남는다. 정말 가족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한번 출연하신 분들이 섭외도 도와주신다"며 "얼마 전 출연한 배우 김강현 씨는 전에 출연해주셨다가 다음 작품할 때 출연을 약속해주셨는데 정말 이번에 배우 임원희 씨와 영화를 하시면서 같이 나와줬다. 브라운아이드걸스도 멤버들이 따로 나왔다가 완전체 출연을 약속했는데 컴백하면서 약속을 지켜줬다. 유준상 씨도 같이 뮤지컬을 했던 남우현 씨 출연 때 전화로 구두 약속을 했다가 공연장에 찾아갔더니 흔쾌히 '엄유민법' 전부 출연을 약속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이유정 PD는 게스트들과의 토크 과정에서 '가십(gossip)'으로 소비되는 일회성 에피소드가 아니라 '사람' 자체에 집중했다. 그는 "저희는 '가십' 같은 게 중요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해왔다면 3주년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 같다. 시청자도 싫어할 거다. 오히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소회를 진솔하게 말해주시는 게 좋다. 그래야 듣는 사람들도 공감하고 귀기울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MC들이 너무나 중요하고 큰 일을 해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유정 PD는 '비스'의 현재 4MC 방송인 박소현, 코미디언 김숙과 박나래, 가수 산다라 박까지 하나하나 열거한 뒤 "저희 MC들은 무조건 게스트들의 편을 들지 않는다. 사건에는 냉정하다. 하지만 따뜻하다. 인간적으로 진솔한 얘기가 나올 때 누구보다 집중해서 경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실 3년 전 '비스' 시작할 때와 지금까지 MC들의 위상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네 사람 모두 한국 예능계에서 믿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됐는데 '비스'에 보여주는 애정이 남다르다. 그런 모습들에 저도 감동하고 더 각오를 다진다"며 웃었다.
나아가 그는 "'라스'에서 꼭 따오고 싶었던 부분이 엔딩 멘트인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이었다. 여전히 저희는 한 회 한 회가 간절하다. '간절함'이 깊이 남아 있다. 토크쇼가 유행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인지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할 공간이 너무 없다. 앞으로도 모시고 싶은 분들이 정말 많은데 그 사람들이 모두 자기 얘기를 할 곳이 많지 않다.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왜곡되지 않게 따뜻한 시선으로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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