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온 김경문 감독의 '승부사 감각'은 여전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금메달을 달성한 김경문 감독은 2019 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 11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6일 열린 호주와의 C조 예선 첫 경기에서 특유의 승부사 감각을 자랑하며 깔끔한 5-0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으로 1~3번에 발빠른 박민우(NC) 김하성(키움) 이정후(키움)를 배치됐다.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과감하게 전진 배치했다. 거포 박병호(키움)와 김재환(두산)이 4~5번, '국제대회 사나이' 김현수는 7번타자로 밀려났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에 앞서 "타선의 앞쪽에 빠르고 베이스러닝을 잘하는 선수들을 배치해서 앞에서 경기를 풀어가면 뒤의 중심타자들이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 때 기동력을 갖춘 이용규-이종욱-정근우를 1~3번에 배치한 것과 오버랩됐다.
톱타자 박민우는 무안타에 그쳤지만, 김하성이 3볼넷 1도루로 제 몫을 해냈고 이정후는 2루타 2방을 터뜨리며 공격 흐름을 이끌었다. 3회 김하성의 볼넷, 이정후의 2루타, 상대 수비의 중계플레이 미숙으로 1점을 추가로 얻어냈다.
3-0으로 앞선 6회 선두타자 김재환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곧바로 대주자 김상수로 교체했다. 중반 1점을 달아나겠다는 작전. 이후 김현수의 안타, 양의지의 내야 뜬공으로 2사 1,2루가 됐다. 허경민의 중전 안타 때 발 빠른 김상수는 홈까지 쇄도해 추가 득점을 올렸다. 김재환이 2루 주자로 있었더라면, 홈에서 아슬아슬한 타이밍이 됐을 타구였다.
이날 선발 양현종은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최고 148km의 직구가 힘있게 꽂혔고, 체인지업은 낙차 크게 떨어져 호주 타자들은 헛스윙을 연발했다. 6회까지 67구를 던지며 1피안타 삼진 10개를 잡아냈다.
4-0으로 앞선 7회, 투구수에 여유가 있는 양현종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한 박자 빠른 교체였다. 불펜에도 좋은 투수들이 있기에 과감했다. 이영하(7회), 이용찬(8회)에 이어 원종현(9회)으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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