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팀들에 퇴짜 맞았던 캐나다 독립리그 투수가 쿠바를 압도했다. 프리미어12 대회를 재평가의 기회로 삼고 있다.
캐나다 우완 투수 필립 오몽(29)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예선 C조 첫 경기 쿠바전에 선발등판, 8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캐나다는 3-0으로 완승, 첫 경기 승리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오몽은 201cm 장신에서 내리 꽂는 최고 152km 강속구에 날카로운 커터, 스플리터로 쿠바 타자들을 압도했다. 쿠바 타선에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알프레도 데스파이네와 유리스벨 그라시엘 그리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출신 프레데릭 세페다 등이 포함돼 있었다. 만만치 않은 타선이었지만 오몽의 구위에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몽은 “한국에서 뛸 생각도 있다.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도 뛰고 싶다”며 KBO리그 구단 입단을 희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5년에도 미국 대표팀 투수였던 지크 스프루일이 프리미어12 호투를 발판삼아 KIA 타이거즈와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오몽은 지난 2012~2014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4년간 메이저리그를 경험했지만 46경기 1승6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6.80에 그쳤다. 2018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뛰었지만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빅리그 재진입이 어려워진 오몽은 이 시기 한국이나 일본 무대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스카우트들은 구종이 단조롭고, 제구가 오락가락하는 오몽에게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KBO리그 팀들은 일찌감치 오몽을 영입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결국 올 시즌 오몽은 캐나다-아메리카 독립리그 CAMA 오타와 챔피언스 소속으로 1년을 보냈다. 18경기에서 118⅔이닝을 던지며 8승4패 평균자책점 2.65 탈삼진 145개로 호투했지만, 스카우트들이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프리미어12에서 구속을 150km대로 끌어올린 오몽은 몰라보게 달라진 투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국제대회 특성상 1경기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 남은 프리미어12에서 더 큰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