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에서 올라와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삭제했다. 그리고 말썽을 부렸던 모자까지 멀쩡했다. 조상우에겐 더할나위 없이 기분 좋은 하루의 마무리였다.
한국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서울 오프닝라운드 C조 2차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승을 획득, 슈퍼라운드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다.
한국은 6회초 김재환의 선제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지만 8회말 함덕주가 1실점을 하면서 1점 차로 쫓겼다. 그리고 1사 2루의 위기 상황이 이어졌다. 대표팀 김경문 감독이 선택한 카드는 강속구의 조상우.

조상우는 위기 상황에서 철저하게 힘으로 캐나다 타자들을 압도했다. 조상우는 1사 2루에서 에릭 우드를 상대로 3B1S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뒤이은 4번 타자 마이클 손더스를 상대로도 154km 강속구를 뿌리면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을 막아내며 1⅔이닝 삭제한 뒤 세이브를 만들어냈다.
경기 후 만난 조상우는 “일단 잘 던져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던질 때마다 애를 먹게 했던 모자도 이번엔 멀쩡했다. 끈으로 조절할 수 있는 형식의 모자로 바꾸면서 모자는 벗겨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도 조상우는 “모자가 안 떨어져서 너무 기분 좋다”고 언급했다.
이날 위기 상황을 극복한 비결에 대해 그는 홈플레이트 뒤의 양의지만 믿고 던졌다고 전했다. 그는 “(양)의지 선배가 편하게 던지라고 말씀해주셨다. 앉아계시기만 해도 던지기 편한 존재다”면서 “모르는 타자기 때문에 타자를 보지 않았고, 의지 선배 사인대로만 던지면 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던졌다”고 위기 상황을 극복한 비결을 전했다.
KBO리그 포스트시즌부터 국제대회까지, 긴장감과 피로도가 극에 달하는 단기전을 연속으로 치르고 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조상우는 “긴장을 원래 안하는 편이다. 한국시리즈도 국제대회와 비슷한 것 같다”면서 “불펜 투수는 중요한 상황에서 올라가는 것은 모두 똑같다. 항상 위기에서 던지기 때문에 피로도는 없다”면서 부담감, 피로도 모두 문제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9회까지 마무리 지은 것에 대해서는 “8회를 마무리 짓고 내려갔을 때 최일언 코치님께서 더 갈 수 있냐고 물어보셨고 더 간다고 말씀을 드렸다”면서 “오늘은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했다. 다른 투수가 나갔어도 막았겠지만 던진김에 내가 막고 끝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단기전은 항상 대기해야 한다. 내일도 나갈 수 있다”고 말하며 다시 출격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