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믿을래야 안 믿을 수 없다. 100% 신뢰하고 던졌다.”(김광현),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편한 존재다. 의지 선배 사인대로 던진다면 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던졌다.”(조상우)
한국 대표팀 선발과 불펜의 에이스들이 모두 자신들이 펼친 호투의 공을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던 양의지(NC)에게 돌렸다. 그만큼 양의지는 대표팀 마운드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양의지는 지난 2015년 프리미어 12 대회를 기점으로 강민호(삼성)와 바톤 터치를 하면서 태극 마운드를 이끄는 주전 안방 마님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양의지는 자신이 KBO리그에서 보여줬던 명품의 리드를 대표팀 마운드에도 고스란히 녹여내면서 투수진의 호투를 이끌고 있다.
현재 대표팀 마운드는 완전체가 되어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 2경기와 프리미어 12 대회 오프닝라운드 호주, 캐나다전 2경기 등, 4경기 총 36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허용했다. 평균자책점으로 따지면 0.25의 엽기적인 수치다. 4경기에서 잡아낸 삼진은 45개, 반면에 볼넷은 9개에 불과하다. 삼진/볼넷 비율은 5.00에 달한다. 단기전의 초고도 집중력, 그리고 상대 팀과의 전력 격차를 감안하더라도 감히 상상하기 힘든 수치를 기록 중이다.
포수 리드의 영역을 수치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이 기록하고 있는 평균자책점과 삼진/볼넷 비율 등은 대표팀 투수들의 역량으로만으로 평가하기 힘들다. 양의지가 안방에서 투수진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이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허를 찌르는 볼 배합, 때로는 과감하고 빠른 승부에 상대 타자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이러한 양의지에 투수진은 절대적인 믿음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7일 중대 고비였던 캐나다전 선발 등판한 김광현, 그리고 8회 1사 2루 동점 위기에서 올라와 1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위기 상황을 틀어막고 세이브를 올린 조상우 모두 양의지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김광현은 “(양)의지 형은 우리나라 최고의 포수다. 안 믿을래야 안 믿을 수가 없다. 100% 신뢰를 하고 던졌다. 70개 후반(77개) 정도 공을 던졌는데 2번 정도 고개를 흔들었다. 그만큼 신뢰하고 믿는다. 앞으로 경기도 믿고 던질 것이다”고 말했다.
위기를 넘긴 조상우의 생각도 김광현과 다르지 않다. 그는 “(양)의지 선배가 편하게 던지라고 말씀해주셨다. 앉아계시기만 해도 던지기 편한 존재다”면서 “의지 선배 사인대로만 던지면 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자신있게 던졌다”며 양의지를 향한 절대적인 신뢰를 표현했다.
에이스급 베테랑 투수들부터, 대표팀 경험이 일천한 젊은 투수들까지. 투수진 전체를 아우르고 다독여야 하는 양의지다. 투수진은 이러한 양의지의 역량에 의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멘트 하나하나에 뚝뚝 묻어나온다.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훈련 기간 동안 양의지가 해야 하는 역할을 강조하면서 “묵직한 존재감을 주는 선수”라며 칭찬했다. 양의지는 이에 부응하듯 존재감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대표팀 마운드는 양의지에 대한 믿음, 양의지가 주는 편안함과 함께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도쿄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