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이슈가 됐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크리스 데이비스(33)가 오프 시즌에 어린이 병원에 300만 달러(약 35억원)를 기부해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이 됐다.
데이비스는 지난 4월 연일 메이저리그의 화제 선수였다. 개막전부터 4월 중순까지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9월 중순부터 '62타수&54타석 연속 무안타' 불명예 기록(ML 역대 최다)을 남겼다.
그는 2015시즌 타율 2할6푼2리 47홈런 117타점 OPS .923으로 활약한 뒤 볼티모어와 7년 1억 6100만 달러의 장기 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타율은 2할대 초반에 그쳤고 홈런 숫자는 줄었다. 2018년 타율 1할6푼8리 16홈런 OPS .539로 부진했고, 올해도 타율 1할7푼9리 12홈런 OPS .601에 그쳤다. (2022시즌까지 계약이 남아있다)
![[사진] CBS19 홈페이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11/201911111835778824_5dc99fead84be.png)
볼티모어 선 등 미국 매체는 최근 데이비스의 선행 소식을 알렸다. 크리스와 그의 아내 질은 11월초 메릴랜드대학 메디컬 센터(UMMC)의 메릴랜드대학 어린이 병원(UMCH)의 확장을 위해 300만 달러를 쾌척했다. 올해 데이비스의 연봉(2300만 달러)의 13%에 달한다. 지금까지 볼티모어 스포츠 인물 중 UMMC에 기부한 가장 큰 금액이었다. 이 기금은 최첨단 소아 하이브리드 카테터 수술실을 마련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데이비스는 “(기부는) 우리의 마음에 가까운 것이다"며 "병원에 있는 모든 사람들, 어려운 도전에 직명해 용기를 보여주는 환자와 가족들, 생명을 구하고 삶을 향상시키는데 전념하는 의료 전문가들 모두 우리 가족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UMCH의 소아과 실장 스티븐 박사는 "크리스와 질은 병원의 어린 환자들에게 꾸준한 관심과 헌신을 보여주고 시간을 할애한다. 대단히 감사하다"며 "심장병 치료를 위한 홈런 더비처럼 자선 행사와 환자, 가족 및 직원과의 교류는 병원에서 진행되는 생명 구조를 지원하고 특히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UMCH의 어린이 심장병 프로그램의 혁신을 지원한다"고 고마워했다.
데이비스 부부는 정기적으로 어린이 병원을 방문해 어린이 환자들과 시간을 나누고 장난감 등 선물을 전달해 오고 있다. 신생아 집중 치료실(NICU)에 20여개의 유아용 시트를 기부했다. 교육받은 소아과 간호사인 질은 UMCH의 NICU에서 자원 봉사도 한다.
데이비스는 볼티모어의 홈구장 캠든야즈에서 UMCH 어린이 심장병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자선 홈런더비 행사를 3년째 개최하고 있다. 지금까지 25만 달러 이상을 모금해 전달했다. 데이비스 부부는 볼티모어 지역의 10여개 단체에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사회 봉사와 기부에 적극적인 데이비스는 3년 연속 볼티모어 구단의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의 후보자로 꼽혔다.
딸 3명을 둔 데이비스는 2018년 1월 태어난 쌍둥이 중 에비는 심실 중격 결손(심장병)으로 태어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새로 지어질 수술실은 딸 에비의 이름을 따서 '에블린 케이 데이비스 선천성 하이브리드 카테터 스위트'로 명명된다.
데이비스는 "딸들에게 큰 특권에는 큰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며 “아버지로서 나는 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기를 바라고, 사랑받은 것처럼 사랑을 실천하기 원한다. 딸들이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돕고, 배려하고, 자비롭고, 관대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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