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손흥민(27, 토트넘)도 레바논의 '침대축구'를 깨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4일 오후 10시 베이루트의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에서 레바논과 0-0으로 비겼다. 승점 8점(2승2무)의 한국은 H조 선두로 올라섰다.

레바논은 예상대로 밀집수비를 들고 나왔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하프라인 안쪽에서 수비에 집중하다 종종 역습에 가담했다. 패스나 드리블을 할 공간이 없다보니 한국의 공격도 여의치 않았다. 아무리 좋은 패스를 올려도 번번이 끊기기 일쑤였다.
손흥민은 집중견제를 당했다. 손흥민은 하프라인 밑까지 내려와 동료들에게 패스를 연결하려 애썼다. 레바논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거친 파울을 불사하고 저지했다. 손흥민이 개인기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치도 바로 두 번째 수비수가 애워쌌다. 제아무리 손흥민이라도 혼자의 힘으로 기회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중동특유의 침대축구도 속을 터지게했다. 레바논 선수들은 파울을 당할 때마다 드러누워 고통을 호소했다. 경기흐름이 1-2분씩 지연됐다. 그렇게 아프다던 레바논 선수들은 웃으면서 일어나 경기를 진행했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한국은 후반전 황희찬을 교체로 투입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황희찬은 결정적 장면에서 골문으로 쇄도했으나 골키퍼와 충돌해 옐로카드를 받았다. 골키퍼 메디 칼릴은 간단한 부상치료에 5분 이상을 소비했다.

김신욱까지 투입됐으나 마찬가지였다. 후반 33분 황의조의 헤딩슛은 골대를 맞는 불운까지 겪었다. 결국 한국은 침대축구를 뚫지 못하고 무득점 침묵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베이루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