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의 ‘베이루트 징크스’는 계속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4일 오후 10시 베이루트의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예선’에서 레바논과 0-0으로 비겼다. 승점 8점(2승2무)의 한국은 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레바논과 통산 상대전적이 9승3무1패로 압도적 우위다. 그러나 한국은 레바논 베이루트 원정에서 성적이 1승3무1패로 매우 저조하다. 유일한 승리는 무려 26년 전인 199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은 전반 17분 터진 하석주의 골로 1-0 신승을 거뒀다.
베이루트 원정은 아픈 기억이 더 많다. 지난 2011년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 레바논에 1-2로 패했다. 그 여파로 당시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는 아픔도 있었다. 2013년에는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이 0-1로 뒤지다 후반 추가시간 터진 김치우의 프리킥 골로 극적으로 1-1 무승부를 연출했다.
이번 원정에는 변수도 많았다. 레바논 국민들의 시위로 국내정세가 불안했고, 대표팀은 경기 전날 공식훈련을 치르지 않았다. 돌발사태를 우려한 레바논 축구협회서 무관중 경기를 개최했다.
경기자체도 쉽지 않았다. 레바논은 밀집수비를 고집했고, 침대축구로 일관했다. 황희찬, 황의조, 손흥민 등 유럽무대서 활약하는 공격수들이 총출동했지만, 결국 레바논 골문을 열지 못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베이루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