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실마리 찾지 못한 '김신욱 활용법'...깊어지는 벤투의 고민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19.11.15 09: 02

파울루 벤투 감독도 김신욱 활용에 실마리를 찾기 못하고 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밤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서 열린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4차전 원정 경기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베이루트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레바논과 역대 A매치 전적에선 9승 3무 1패로 압도했지만 베이루트서 치른 5경기선 1승 3무 1패로 균형을 깨지 못했다. 26년 전 1993년 미국월드컵 1차예선(1-0)이 유일한 승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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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는 2차예선 4경기서 2승 2무(승점 8)로 북한과 레바논(이상 승점 7)을 따돌리고 간신히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2위 북한이 이날 투르크메니스탄에 패하면서 가까스로 최상단 자리를 지켰다.
이날 한국의 공격은 답답한 그 자체였다. 유럽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과 황의조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황희찬 또한 몇 차례 재치있는 패스를 제외하면 아쉬운 활약이었다. 잔디 상태가 매우 열악했다는 것을 참작해도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선수들의 장점이 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 19분 김신욱을 남태희 대신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지금까지 김신욱을 후반 막판에야 투입하던 것보다는 이른 타이밍에 교체가 이루어졌다. 
김신욱은 이날 경기에서도 무의미한 크로스 공격 패턴의 희생양이 됐다. 과거 대부분의 감독들이 후반에 교체 투입해 김신욱(198cm)의 머리를 노리는 단조로운 공격을 고집했다. 
한국은 밀집수비에 가로 막혀 먼거리에서 크로스를 올려 김신욱에 연결하려 했다. 미리 수비진이 자리를 잡고 김신욱을 마크하는 상황에서 크로스가 제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낮다. 게다가 김신욱에게 공이 연결된다고 해도 골문을 등지고 있는 위치라면 정확한 슈팅을 때리기 쉽지 않다.
레바논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신욱은 추가 시간까지 포함하여 30여 분을 뛰는 동안 공을 제대로 머리에 맞춘 적이 거의 없었다. 이용과 김진수의 크로스는 수비수가 걷어냈고, 손흥민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한 것은 파울이 선언됐다.
김신욱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벤투 감독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신욱이 아시아 최고 수준의 포스트 플레이를 구사하지만 그의 장점은 큰 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발 기술과 장신을 고루 사용할 때 그 위력이 배가된다.
김신욱은 K리그는 물론 여름부터 활약한 중국슈퍼리그(CSL)에서도 머리로만 승부하지 않는다. 주위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패스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미끼 역할에도 탁월하다. 특히 다롄 이팡과 중국 FA컵 준결승에서 2도움을 기록하는 등 어시스트 능력도 겸비했다. /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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