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다르빗슈, 휴스턴에 쓴소리 "사인 훔치기 그만하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1.16 05: 23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불법 사인 훔치기가 메이저리그 최대 논란으로 떠올랐다. 지난 2017년 홈구장 미닛메이드파크 외야에 설치된 카메라를 활용한 사인 훔치기 폭로가 나온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2017년뿐만 아니라 올 시즌 사인 훔치기 여부도 조사 중이다. 휴스턴 이외 다른 팀들까지 조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2년 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에 뭇매를 맞았던 다르빗슈 유(33·시카고 컵스)도 논란에 입을 열었다.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다르빗슈는 3차전, 7차전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모두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2패 평균자책점 21.60으로 난타 당하며 다저스 준우승의 원흉으로 비난 받았다. 
휴스턴의 부정 행위가 폭로되자 다저스 팬들은 다르빗슈의 SNS를 찾아 사과 릴레이를 하고 있다. 15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다르빗슈는 “팬들의 사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런 것을 원치 않는다. 실패를 경험했기에 지난 2년간 열심히 했고,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휴스턴 부정 행위로 못 던졌다고 말한다면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르빗슈 유. /dreamer@osen.co.kr

하지만 다르빗슈는 월드시리즈 결과를 떠나 부진의 원인을 찾지 못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휴스턴의 한 선수는 다르빗슈의 세트 포지션 때 투구 버릇을 발견했다고 했지만 다르빗슈는 “7차전 영상을 다시 봤지만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 선수의 말과 일치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난타의 원인을 궁금해했다. 
2년째 의문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논란이 터졌다. 다르빗슈도 이 소식을 접하고 휴스턴에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휴스턴을 존중해왔다. 굳이 사인 훔치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사인 훔치기가 사실이든 아니든 (월드시리즈)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발 나아가 다르빗슈는 휴스턴뿐만 아니라 리그에 사인 훔치기가 암암리에 퍼져있는 것에 일침을 놓았다. 올 시즌 다른 팀들을 상대로 다르빗슈는 수상한 낌새를 몇 차례 느꼈다. 보통 타석의 타자는 마운드에 있는 투수를 보기 마련인데 다르빗슈는 외야 쪽으로 시선이 향하는 타자들을 마주했다. 그럴 때마다 투구판에서 발을 뗐다. 
다르빗슈는 “투수로서 기분이 이상하다. 어떤 공이 올지 미리 알고 치는 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사인 훔치기가 타자들을 정말 즐겁게 하는지 궁금하다”며 “팀들이 사인 훔치기 시도를 그만하길 바란다. 그렇게 해서 이기는 것은 즐겁지 않다”고 당부했다. 이번 휴스턴 논란을 계기로 정정당당하고, 깨끗한 승부가 이뤄지길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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