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김광현은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가 진행되기에 앞서 논란에 휘말렸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의지를 소속팀 SK에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SK와 김광현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대표팀의 행보와 함께 김광현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김강현은 지난 12일 지바 ZOZO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슈퍼라운드 대만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⅓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을 당했다. 한국은 0-7로 대패를 당했다. ’지바 참사’의 중심에 서면서 논란은 비난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어렵게 다시 취재진 앞에 섰다. 15일 김광현은 취재진과 자리에서 “제가 할 말이 있겠습니까…그런 얘기가 이슈가 되니까 트러블메이커가 된 것 같다. 결국엔 더 쫓기게 됐다”고 전했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의 김광현이다. 그는 “확실히 몸이 힘든 건 사실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마조마했던 사람이었다. 한 경기에 울고 웃으면서 거기에 온 힘을 쏟았다. 그게 한 달 전이었고, 이제 한 달 후 다시 하려고 하니까 그렇다”면서 “긴장이 풀렸다가 끌어올리려고 하니까 쉽지 않더라. 대회 특성상 (정규시즌) 많은 이닝을 던지고 또 던져야 한다. 어쨌든 10년 동안 포스트시즌이 끝나면 푹 쉬는 기간이라고 생각해서 몸도 그렇게 인식을 한 것 같다. 어릴 때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등이 있었지만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다. 이닝 수의 영향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20대의 자신과 30대의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이제는 깨달았다. “항상 어릴 줄 알았다. 아직 체력이 넘치는 나이인 줄 알았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히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김광현이다.
SK의 정규시즌 막판 1위에서 2위 추락, 플레이오프 초고속 탈락, 메이저리그 도전 논란, 대만전 충격 강판 등 여러 가지 이슈가 한꺼번에 몰아쳤다. 이미 정규시즌 190이닝을 소화했고, 포스트시즌까지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심신이 지쳤을 수밖에 없다.
그는 “팀도 안 좋게 끝났다. 좋게 끝났으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었을 텐데 개인적으로도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스러운 것 같다. 그래서 몸도 마음도 힘든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김광현의 논란과 부진 등을 이겨내고 프리미어12 대회 결승 진출, 그리고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광현도 다시금 정신을 재무장하고 있다. 그는 “선발이든 아니든 한 경기는 준비를 해야 한다. 마지막 힘까지 짜낼 것이다. 탈수기에 돌렸다 나온 것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더 짜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단 한일전 2연전이 만들어진 만큼 16일 슈퍼라운드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17일 결승전 선발이 예상되는 양현종에 이어 출격할 전망이다.
그리고 그는 “대회 자체가 많이 힘든 시기에 열려서 선수들도 힘들어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알아주셨으면 한다”며 “대표 선수로서 숙명이다. 못 던지고 싶은 선수는 없다. 마음이 무거운 선수들도 있는데 끝까지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은 항상 궁지에 몰렸을 때 이겨냈다. 마지막까지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어쨌든 이제는 많으면 한 경기다. 꼭 잘 던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뒤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는 말을 입 밖으로 내야 하는 타이밍이 올 것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