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기쁨보단 다음 시즌 걱정...수원 이임생 감독은 분주하다 [인터뷰]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11.18 15: 37

"우승 당일만 좋았지, 다음부터는 걱정이 태산이다"
FA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지만 이임생 수원 삼성 감독은 여전히 분주하다.
수원은 2019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대전 코레일(내셔널리그)와 격돌해 1차전 원정서 0-0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2차전 홈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포항 스틸러스(4회)를 제치고 단독 FA컵 최다 우승(5회)로 올라선 수원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마저 확보하며 활짝 웃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필요했던 우승이었지만 이임생 감독은 활짝 웃을 수는 없었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리그 성적 때문. FA컵 올인의 여파로 하위 스플릿에 추락했던 수원은 리그 8위(승점 45)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짧은 휴식을 끝내고 화성시 수원 클럽 하우스에서 만나 이임생 감독은 우승 소감에 대해 묻자 멋쩍은 미소와 함께 "경기 당일은 좋았다. 이후론 오히려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ACL 무대까지 병행해야 하는 다음 시즌은 벌써 이임생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새롭게 들어올 선수와 팀을 떠나야 할 선수, 어린 선수와 노장들의 조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그를 괴롭힌다.
이임생 감독에게 다음 시즌 전력 보강에 대해 묻자 "구단에 이미 요청했다. 일단 가장 시급한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다. 다음 시즌 백스리와 백포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무게감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전세진의 군입대가 유력한 측면 공격수도 거론됐다. 이임생 감독은 "데얀과 바그닝요도 떠날 확률이 높은 만큼 공격 자원 영입도 요청했다.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기대했다.
이임생 감독이 외부 영입만큼이나 다음 시즌 기대하는 것은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다. 그는 "이번 시즌 K리그1에 데뷔시킨 어린 선수만 8명(오현규, 송진규, 한석희, 김태환, 박대원, 박준형, 고명석, 구대영)이다. 이 선수들이 더 발전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어린 선수들에 대해 이임생 감독은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로 하는 조언으로 어린 선수들은 더욱 더 피지컬적인 부분에 신경써야 한다. 어린만큼 활동량과 체력에서 베테랑 선수를 이겨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력 보강에 분주한 이임생 감독의 마음 속에는 수원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사실 이번 시즌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더 크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2010년 이후 9년 만에 K리그에 돌아오다 보니, 상황을 잘 몰랐다.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가 있었다. 여러 문제를 겪었고 개선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임생 감독은 "FA컵 우승으로 포장하기에는 리그 성적이 너무 부진했다. 다음 시즌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감독으로 두 번째 시즌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성적을 내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승에 대한 기쁨보단 다음 시즌에 대한 걱정이 더 큰 이임생 감독은 "ACL이나 컵 모두 중요하다. 이왕이면 이번 시즌 부진했던 리그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이번 시즌 오락가락 하는 모습으로 힘든 한 시즌을 보냈지만 FA컵 우승으로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수원과 이임생 감독. 시행 착오를 이겨내고 다음 시즌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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