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아팠지만 새로운 문화가 되고 있다, 만트럭버스코리아 페어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11.18 17: 20

 시작부터 축제의 장은 아니었다. 아니, ‘아팠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다. 
지난 해 가을 세계적 상용차 생산업체인 만트럭버스그룹(MAN Truck & Bus SE)의 한국법인인 만트럭버스코리아가 ‘만트럭버스코리아 페어’라는 행사를 기획했다. 만(MAN)이라는 단독 브랜드가 참가하는 행사이긴 했지만 여느 모터쇼 보다 알찬 프로그램으로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라는 독립 공간을 빌려 만(MAN) 브랜드를 달고 나온 트럭과 버스를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단지 차만 구경하는 게 아니었다. 면허가 있는 사람들은 대형 상용차들을 직접 몰아 볼 수도 있었다. 그들이 확보하고 있는 최첨단 기술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 됐다. 

‘만트럭버스코리아 페어 2019’에서 37종의 만 브랜드 풀라인업이 전시 돼 있다.

이런 행사를 기획하게 된 배경에는 아픔이 있었다. 국내 만 트럭 구매자들 사이에서 제기 된 결함 논란이 단초였다. 냉각수 호스 마모로 보조 브레이크인 프리타더에서 녹이 발생하고, 주행 중 계기반에서 기어가 중립으로 표기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세계적 제품력을 외치던 만(MAN)의 자부심이 심하게 훼손되는 사건이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자발적 리콜을 하고 피해자 보상을 추진하면서 더 큰 그림을 그렸다. 한번 손상 된 소비자 신뢰는 웬만한 노력으로는 회복되지 않는다는 냉혹한 비즈니스 정글의 생리를 알기 때문이다. 결함 논란 그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부족하다. 아예 새로 론칭한다는 각오로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출범한 행사가 ‘만트럭버스코리아 페어’였다. 작년에는 신뢰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 정도로 비쳤다. 그런데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올해도 이 행사를 열었다. 그리고 내년에도 더 크고 성대하게 열 계획이라고 한다. 행사 참가자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만트럭버스코리아 관계자는 “이런 행사를 2회 연속 개최한 브랜드는 국내 상용차 업계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세계적인 사례를 보더라도 드문 행사다”고 말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만트럭버스코리아 페어 2019’를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었다. 작년에 이어 두 차례 행사 기간 동안 약 4,000여 명의 누적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한다. 
행사 프로그램은 다양한 제품군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 된다. 전시 차량 중에는 내년에 출시 될 신모델도 있었다. 유로 6D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엔진을 장착한 신 모델을 최초로 선보여 방문객은 물론 상용차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체험 프로그램은 만(MAN) 브랜드가 자랑하는 첨단 안전 사양을 눈과 몸으로 확인할 수 있게 짜였다. EBA, ESP, ACC 등 만트럭버스의 제품 특장점을 생생히 경험할 수 있는 시승 체험이 스피드웨이의 가장 너른 마당에서 펼쳐졌다. 스탬프랠리, 에코백 컬러링 이벤트, 캐리커처 이벤트 같은 소소한 프로그램도 방문객들에겐 오래 남을 기억이 됐다. 
EBA(Emergency Brake Assist) 체험 장면.
EBA(Emergency Brake Assist)는 긴급 제동 장치다. 트레일러를 장착한 대형 트럭이 시속 30~40km로 주행하는데, 주행로에 모형 자동차가 등장한다. 운전자는 미처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만(MAN) 트럭은 충돌 상황이 방생하지 않도록 자동적으로 제동 장치를 작동시켜 차를 긴급 제동한다. 행사 참가자는 만(MAN) 트럭 소속 트레이너가 운전하는 차에 동승해 아찔하지만 안전한 순간을 경험한다.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체험 장면.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는 차량자세제어장치다. 체험은 최근 들어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층 버스다. 이 버스를 타고 슬라럼을 한다. 체험자는 2층 버스의 2층에 탑승하는 게 체험 강도가 더 세다. 일정 간격에 고무꼬깔(라바콘)을 세워 두고 그 사이를 만(MAN)의 2층 버스가 지그재그로 빠져나간다. 탑승자는 의외의 안정감에 놀란다. 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기도 하고 크게 선회하기도 하지만 높은 곳에 앉아 있으면 운명처럼 맞이해야 할 공포감은 없었다. 차가 선회하는 원심력의 반대 방향에 있는 앞뒤 바퀴가 순간순간 제동을 해 차체가 쏠리는 현상을 최소화시켜 준다. 
ACC(Adaptive Cruise Control) 체험 장면.
ACC(Adaptive Cruise Control)는 그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라고 부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운전자가 설정해 놓은 속도대로 차가 가속과 감속을 알아서 해 주는 시스템이다. 설정 속도로 달리다가 앞에 저속으로 달리는 차가 감지되면 알아서 속도를 줄여주고, 앞 차가 다시 가속을 하면 같이 속도를 높인다. 이 기능은 시속 25km 이상에서 작동하고 시속 15km 이하에서 꺼진다. 승용차에서라면 이 기술이 그리 놀랍지 않지만 수십 톤의 화물을 싣는 대형 트럭이라면 느낌이 다르다. 면허가 있는 체험자는 실제 차를 몰면서 최첨단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만트럭버스코리아 페어 2019’ 마지막 날인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만트럭버스코리아의 미래 비전도 발표했다. 아태지역 총괄 ‘틸로 할터(Thilo Halter)’ 사장과 만트럭버스코리아 막스 버거(Max Burger) 사장, 트럭 제품 및 영업 총괄 심재호 부사장이 참석해 올해 만트럭버스코리아의 성과를 되짚어보고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트럭 부문에서는 2001년 국내 시장 진출 및 이듬해 첫 트럭 판매 이후 트럭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는 성과가 있었다. 버스 부문에서는 2층 버스를 100대 넘게 팔았고, CNG 버스도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사를 통해 직접 버스를 판매하는 수입 상용차 브랜드임을 강조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 페어 2019’ 현장.
작년 제기된 제품 이슈의 후속 조치 결과도 소개했다. 당시 제기됐던 현상에 대해 “문제 원인을 파악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진행했으며,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새로이 제기되는 이슈는 없다”고 발표했다.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만트럭버스 그룹 요아킴 드리스 회장의 ‘엔진 주요 부품에 대한 7년 100만km 연장 보증 발표’가 있었고, 이는 현재 ‘케어+7’이라는 이름의 유지보수 프로그램으로 정식 론칭 되었으며, 연말까지 500여 명의 고객에게 유지보수 혜택과 제품 안정성을 보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
만트럭버스코리아는 향후 AS역량 강화 계획도 밝혔다. 내년 상반기 중, 전국 5곳에 ‘엔진 엑셀런스 센터’를 신설해 엔진 수리 역량을 강화하고, 부품 창고를 충북 영동으로 확장 이전하여 부품 직배송 시간을 4시간 이내로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막스 버거 사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만트럭버스코리아의 제품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자리인 만트럭버스코리아 페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서비스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등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트럭버스 아태지역 총괄 틸로 할터 사장.
만트럭버스 아태지역 총괄 틸로 할터 사장은 “한국은 만트럭버스그룹의 주요 전략 시장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독일 본사와 아태지역 본부, 그리고 한국 지사가 긴밀히 소통하며 국내 고객 분들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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