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줘' 이영애, 14년만 스크린 컴백→'금자씨' 잇는 인생캐 탄생 (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11.19 19: 45

1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영애가 스릴러 영화 '나를 찾아줘'로 관객들과 만난다. 공백기 동안 쌍둥이 엄마가 된 그는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 정연으로 분해 처절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나를 찾아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이영애, 유재명, 김승우 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영애는 지난 10년간 결혼과 쌍둥이 남매 출산, 육아 등에 집중하면서 '엄마 이영애'로 살았다. 그런 이유로 자연스럽게 작품 활동이 줄어들었고, 그의 연기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은 아쉬워했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신작 '나를 찾아줘'는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14년 만에 출연한 영화 컴백작이다. 이영애는 다작 배우는 아니지만, '공동경비구역 JSA'(2000), '봄날은 간다'(2001), '친절한 금자씨'(2005) 등 명대사와 명장면으로 아직도 회자되는 작품들에 출연했다. 그의 작품 선구안이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를 찾아줘' 역시 지난 9월 열린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이영애는 극 중 잃어버린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엄마 정연을 맡았다. 아이를 봤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향한 낯선 낚시터,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신을 경계하는 사람들 사이에 놓인 정연은 비슷한 아이를 본 적도 없다며 돌아가라고 강제하는 그들의 모습에 아들 윤수가 바로 이곳에 있음을 직감, 깊숙하게 파헤치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영애는 "아직 영화의 여운이 남아 있어서 뭐라고 얘기하기가 힘들다"며 "지금 오랜만에 영화를 보니까, '내가 저렇게 힘든 장면을 잘 넘겨서 다행이다' 싶다. 결과가 잘 나와서 스스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는 작품이 좋아서 겁 없이 배우로서 욕심이 나 뛰어들었다. 다시 한번 감독님한테 좋은 작품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나를 찾아줘'는 정연의 어린 아들이 실종된 이야기가 메인 줄거리이지만, 이를 통해 아동학대의 적나라한 현실을 드러낸다. 이영애는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6년이나 전국을 돌아다닌 엄마를 연기했고, 정연은 보통 사람보다 더 밝은 척, 건강한 척 살아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공허한 얼굴과 한층 더 깊어진 눈빛, 그리고 후반부 극한의 감정 연기는 몰입감을 높인다. 
쌍둥이 엄마로서 연기하기 어려웠다는 이영애는 "시나리오를 결정하기 전에 고민했던 부분인데,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잔인하고 괴롭다. 그것을 더 알리는 과정도 필요하고, 그러면서 다시 사람들한테 좋은 메시지를 주는 것도 이 영화의 하나의 큰 힘이 아닐까 싶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알려주는 것이 많지 않을까 싶어서 용기를 냈다"며 출연 이유를 말했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전작 '친절한 금자씨'에도 딸 제니가 등장하고, '나를 찾아줘'에도 아들 윤수가 나오지만, 영화 속 모성애는 극과 극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이영애는 "장르가 다르고, 영화 색깔이 달라서 감독님이 주는 메시지 색깔에 따라 집중해서 표현했다. 이 영화는 보시다시피 모성애만 전부 얘기한 것은 아니다. 모성애를 포함해 여러가지 얘깃거리가 많아서 모성애에 큰 주안점을 두지 않았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까 그 감정들이 아프고 슬퍼서 현장에서 힘든 점은 있었다. 너무 앞서가지 않고, 절제 해야되지 않나 싶었다"고 답했다.
배우 이영애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한 김승우 감독 "솔직히 부담이 됐는데, 프리 작업을 하면서 금방 사라졌다. 대화를 나누면서 이영애 배우에 대한 부담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가장 가까운 동료라는 생각이 들더라. 촬영 감독, 조명 감독을 비롯해 많은 스태프와 부담감을 나눠 가지면서 수월하게 작품을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이영애, 유재명 등 모든 배우들과 함께한 순간이 감동이었다. 감정의 깊이가 깊고, 신체적, 육체적으로 강도가 높은 신을 소화해야 했다. 모두 이 작품의 한 지점만 보고 갔다. 정말 잘 찍어보고, 잘 표현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바닷 속, 갯벌 속으로 달려들었다. 그 뒤에 감정을 토해내는 부분이 1차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감독은 아동학대 부분을 연출하면서 '신안군 섬노예 사건' 등 사회적인 사건을 모티브로 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전혀 관련이 없다. 영화는 2008년에 작업을 시작했다.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와중에 그 사건이 공론화 됐다. 섬이나 지역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작업했고, 보편성 안에서 작업했다. 서울이라는 이 도시 안에서도 각자의 공간에 섬이 있고, 그러한 생각으로 작업했다. 그런 부분에 모티브를 얻었고, 사회적 이슈를 염두에 두고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감독은 "내가 직접 취재를 하지 않았다. 많은 자료, 뉴스와 보도, 다큐멘터리, 영상 등을 참고 했다. 취재 못한 이유는 실종 아동 가족들의 아픔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좋은 의도로 영화를 만들어도 그분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취재하지 못했고, 조금이나마 멀리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나눠보자고 판단했다. 진심 어리고, 진정성 있게 접근했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이영애는 "시사회를 한 뒤, 김승우 감독님과 유재명 배우의 손을 잡으면서 '영화 너무 잘 봤다'고 했다. 배우를 떠나 관객의 입장에서도 그렇게 보이더라. 다른 관객 분들도 올 곧게 감동을 하셨으면 좋겠다. 연말에 많은 관객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제작 ㈜26컴퍼니,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분)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 작품이다.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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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은정 기자 c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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