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종(FC 서울)이 대표팀 중원 경쟁에 신호탄을 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오전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끝난 브라질과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브라질은 전반 9분 루카스 파케타의 다이빙 헤더골에 이어 전반 36분 쿠티뉴에 추가골을 넣었다. 이어 후반 15분 다닐루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벤투호는 브라질전 패배로 남미팀 상대로 이어오던 무패 기록(3승 1무 1패)이 깨졌다. 또한 브라질 상대로 역대 상대 전적에서 1승 5패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날 벤투 감독은 이전에 기용하지 않은 색다른 조합을 들고왔다. 바로 황인범을 대신해서 월드컵 2차 예선 돌입한 이후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주세종을 내세운 것.
벤투 감독의 전술적 '페르소나' 황인범은 최근 연이은 부진으로 아쉬움을 줬다. 특히 지난 레바논전에서 패스나 탈압박 등에서 문제점을 나타냈다.
결국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서 황인범 대신 주세종을 기용하며 새롭게 중원을 꾸렸다. 그리고 이 변화가 적중했다. 지난 레바논전과 달리 중원부터 적극적인 빌드업이 이뤄졌다.

그 중심에는 주세종이 있었다. 몸이 가벼워 보였던 주세종은 전반 시작부터 날카로운 롱패스를 보이며 대표팀의 후방 빌드업을 이끌었다.
브라질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압박했지만 주세종은 날랜 탈압박을 보여주기도 했다. 파비뉴와 아르투르가 달려드는 상황서 재빠르게 연계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다.
롱패스와 탈압박만큼이나 수비력 역시 돋보였다. 전반 초반부터 적절한 포백 보호와 커팅으로 브라질의 맹공을 저지했다. 무리한 수비가 아닌 냉정한 판단력이 돋보이는 장면이 많았다.
이날 주세종의 존재감은 '세종 대왕'이라는 별명이 절로 어울릴 정도였다. 브라질전 패하긴 했지만 벤투호는 많은 것을 얻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소득이라면 황인범을 위협할 '대왕'을 얻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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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부다비(UAE)=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