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이 부천FC를 힘겹게 따돌리고 창단 첫 K리그2 플레이오프행의 꿈을 이뤘다.
안양은 23일 오후 안양종합운동장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K리그2 단판 준플레이오프서 부천과 1-1로 비겼다. 안양은 전반 10분 팔라시오스의 선제골로 리드한 뒤 후반 32분 안태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정규리그 순위 상위팀의 자격(무승부 시 상위팀 플레이오프행)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로써 안양은 오는 30일 오후 2시 부산구덕운동장서 부산과 K리그2 플레이오프를 벌이게 됐다. 승리 팀은 내달 K리그1 11위 팀과 홈 앤 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안양은 부천에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올 시즌 4차례 맞대결서 2무 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천을 제외하곤 모든 팀을 잡았지만 유독 부천의 스리백에 고전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경기 전 만난 김형열 안양 감독은 “난 솔직히 부천이 부담스러운데 선수들은 오히려 더 잘됐다고 하더라”며 “유일하게 못 이겨본 부천이 올라와서 정말 좋아하는 선수들을 보고 '내 생각이 잘못됐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형열 감독의 말대로 안양은 의욕이 넘쳤다. 전반 초반부터 거세게 부천을 몰아부쳤다. 안양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알렉스 조규성 팔라시오스를 필두로 김상원 구본상 이정빈 채광훈이 중원을 구축했다. 스리백은 유종현 최호정 김형진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양동원이 꼈다.
안양은 전반 이른 시간 부천의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10분 김상원의 프리킥 크로스가 조규성의 몸에 맞고 문전으로 떨어지자 팔라시오스가 밀어넣으며 1-0으로 리드했다.
안양의 기세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았다. 조규성의 헤더, 이정빈의 중거리포, 알렉스의 왼발 슈팅 등으로 부천의 골문을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안양은 전반을 1-0으로 앞서며 복수극에 한 걸음 다가섰다.
안양은 후반 들어 부천이 공세를 강화하며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32분엔 안태현에게 뼈아픈 동점골을 내주며 쫓기기도 했다. 안양 수비진의 집중력이 빛났다. 양동원의 선방쇼까지 더해지며 부천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결국 1-1로 경기를 마치며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장을 찾은 6017명의 안양 홈 팬들도 역사에 동참했다. 시종일관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안양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행을 바라고 또 바랐다. 안양 선수단과 시민들의 간절함이 통했을까.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의 역사를 쓰며 또 다른 의미의 복수극에 성공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