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어린데, 어떻게 이런 일이…”
한화 투수 유망주 김성훈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21세. 23일 새벽 광주의 모처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과 사건 경위를 조사한 경찰에 따르면 실족에 의한 사고사로 밝혀졌다. CCTV 분석 결과 실족사로 명확하게 드러났다. 유족과 구단 측에선 사실과 다른 억측이 나오지 않길 당부했다.
김성훈은 김민호(50) KIA 수비코치의 아들로 부자(父子) 야구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30일 광주 경기에서 김성훈이 KIA전 선발투수로 등판, 상대팀인 김민호 코치와 역대 4번째 부자 맞대결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김성훈은 김민호 코치의 KIA를 상대로 4경기 등판했다.

경기고 출신 우완 투수 김성훈은 186cm 83kg 좋은 체격에서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진 유망주였다.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았다.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7월22일 대구 삼성전에서 5⅓이닝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고 149km 강속구,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가능성을 뽐냈다.
불펜 난조로 첫 승이 날아갔지만 김성훈에겐 창창한 앞날이 있었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성훈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포함, 2경기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박병호도 삼진으로 돌려세울 만큼 배짱 두둑했다. 올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한용덕 감독이 투수 MVP로 꼽을 만큼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시즌 1경기 만에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조정기를 거쳤다. 선발로 꾸준히 던지며 다듬어갔다. 만 21세 어린 나이, 앞으로 한화 마운드 미래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최근까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서산 마무리캠프에서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그런데 23일 믿기지 않는 소식이 전해졌다. 갑작스런 김성훈의 비보에 한화 구단도 침통함에 빠졌다. 한화 관계자들은 “어린 나이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황망해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효심 깊은 아들을 잃은 김민호 코치는 관련 보도가 많이 안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한화는 이날 정민철 단장과 한용덕 감독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이 광주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화 선수단은 24일 단체 조문을 할 예정이다. 25일 발인까지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뿐만 아니라 KIA 구단도 장례용품을 지원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아까운 재능, 귀한 생명을 잃은 야구계 전체가 비통함에 빠졌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