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KBO 실행위원회에서 결정된 프리에이전트(FA) 등급제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FA 제도 개정은 초장기전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선수협은 24일 부산 해운대 시타딘호텔에서 열린 선수협 이사회를 열고 KBO 실행위원회에서 논의된 안건에 대해 재차 논의를 마쳤다. 이날 이사회에는 이대호(롯데) 선수협 회장을 비롯해 각 구단의 주장을 비롯한 대표선수 3인, 김선웅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가장 관심이 쏠린 부분은 선수협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FA 등급제다. FA 제도 실행 이후 구단 측의 의사가 대폭 반영된 보상 제도로 인해 대어급 선수를 제외한 준척급, 베테랑 FA, 그리고 재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이동이 제한적이었다. 현재 전해 연봉 300% 혹은 연봉의 200%와 20인 보호선수 외 1인의 보상제도는 족쇄와도 같았다.

선수협은 이러한 FA 제도의 맹점을 주장하면서 꾸준히 등급제로의 개선을 요구했다. KBO 실행위원회는 등급제 세부 규칙으로 최근 3년 연봉을 기준으로 구단별 연봉 순위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누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 하지만 선수협은 등급제 자체를 하는 데에는 동의를 했지만 개선안에서 세부적인 보상제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KBO의 실행위원회에서 건넨 FA 제도 개선안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었다. 개선해서 KBO 쪽에서 보낸 제도도 선수들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논의 자체를 할 수 없었다. KBO에서 보낸 보호선수 인원 자체가 적다"면서 "불공정한 규약으로 우리는 싸워야 한다. 공정위원회 회부 등 법적인 검토를 받아볼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KBO 실행위원회에서 나온 FA 제도 개선안에 재취득 연한 폐지도 논의되지 않은 것도 선수협 쪽에서 이의를 제기한 부분이다. 김 사무총장은 "보호선수나 재취득 연한 4년을 폐지하는 것은 KBO에서 아예 논의 되지 않은 것 같다. 구단이 1,2년 정도 계약을 하기로 판단을 해놓고 보유권은 4년 동안 갖는다는 얘기 아니냐"며 "이 부분도 우리는 철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A 기간 단축에 대한 논의도 했지만, 선수협은 이 부분도 아직은 불명확하다는 결론. KBO 실행위원회는 FA 연한을 기존 고졸 9년, 대졸 8년에서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개선하면서 샐러리캡을 도입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는 2022년 시즌이 끝나고부터 시행 한다는 계획었다.
김 사무총장은 "일단 2022년 시즌이 끝나고 시행이 되는 부분에서 시기가 늦지 않냐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그리고 샐러리캡 제도 역시 아직은 불분명하다. KBO측은 사치세 등을 부과하기로 했지만 샐러리캡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덧붙였다.
일단 선수협이 KBO의 FA 제도 개선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외국인 선수 3인 출장 등의 논의도 원점으로 되돌아 갈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