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초월한 유상철의 투혼과 열정, 인천은 극장승과 뜨거운 격려로 화답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11.24 15: 53

생사를 초월한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투혼에 인천이 각본 없는 드라마와 뜨거운 격려로 화답했다.
인천은 24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상주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B 37라운드 홈 경기서 후반 30분 문창진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43분 케힌데의 쐐기골을 묶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천은 승점 33을 기록, 11위 경남(승점 32)과 격차를 유지하며 10위 자리를 지켰다. 12위 제주(승점 27)가 37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가운데 오는 30일 경남과 최종전서 비기기만 해도 잔류를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 결과만큼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유상철 인천 감독이었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 19일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기 전 만난 유 감독은 “췌장암 발표 후 격려의 연락을 많이 받아 감동을 많이 받았고 신기했다”며 “오르락내리락 했던 기분을 다잡을 수 있었던 건 팬들의 격려 메시지 덕분이다. 덕분에 힘을 받아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좋은 사례도 있으니 완쾌해서 회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많은 분들이 걱정과 격려를 해주셔서 이대로 주저앉으면 안되겠구나 감동을 받았다.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경험을 통해 성장했다”면서 "지금 이 시점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난 공인으로 관심 받지만 일반인들도 있다. 그런 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보란듯 이겨내서 완치하고 싶다. 다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상철 감독은 올해 5월 중순 부임 이후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유 감독은 시즌 마지막 홈 경기서 필승을 다짐했다. "홈 마지막 경기에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주셨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다음 시즌 기대감을 갖게 해드리고 싶다.”
쌀쌀한 날씨와 겨울비를 등지고 벤치를 지킨 유상철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를 향한 뜨거운 격려와 응원 목소리가 이어졌다. 인천 홈 팬들은 ‘유상철 감독님의 쾌유를 간절히 빕니다’라는 걸개를 내걸었다. 구단은 영상을 통해 유상철 감독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며 희망을 전했다.
인천 팬들은 경기 도중 “유상철! 유상철! 유상철!”을 연호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인천 선수들도 젖먹던 힘을 다해 뛰었다. 유상철 감독과 홈 팬들에게 올 시즌 첫 안방승을 선물하기 위해, 잔류를 확정짓기 위해 투혼을 불살랐다. 
인천은 무고사를 필두로 명준재 지언학 김호남 등이 상주의 골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그러나 결정력 부족과 상주 수비의 집중력에 막혀 좀처럼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후반 무고사와 명준재의 결정적인 슈팅이 상주의 육탄방어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생사를 초월한 유상철 감독의 열정과 인천 선수들의 투혼, 가슴을 울리는 인천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하늘도 감동했을까. 후반 30분 기적이 일어났다. 교체투입된 문창진이 무고사의 크로스를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천금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43분엔 케힌데가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극장 드라마를 완성했다.
유상철 감독과 인천의 모든 구성원이 그토록 바라던 안방승을 합작하는 순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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