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26, 미래에셋)의 경기에는 늘 드라마가 있다. 다분히 공격적인 그녀의 플레이에는 극적인 요소가 따라 다닌다. 이번 대회에서는 공동 선두에서 우승을 결정 짓는 18번홀 버디 퍼트가 있었다.
김세영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약 58억 9,000만 원, 우승상금 150만 달러=약 17억 6,000만 원)에서 우승해 LPGA 투어 개인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다. ‘역전의 명수’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지만 이번에는 ‘역전’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4라운드 내내 단 한번도 선두를 내 준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역전은 없었지만 극적인 장면은 있었다. 17번홀에서 경쟁자인 찰리 헐(잉글랜드)과 17언더파, 동타를 이뤘다가 18번홀에서 회심의 버디를 잡아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버디도 예사 버디가 아니었다. 거리가 무려 8미터나 됐다. 공이 홀컵에 뚝 떨어지면서 긴장감이 한꺼번에 터져나가는 폭발력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강렬했다.

김세영은 한국시간 25일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6,55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2타를 줄였다. 버디를 5개 잡았지만 보기도 3개가 있었다. 최종 스코어는 18언더파 270타(65-67-68-70)였다.
올 시즌 3번째 우승이고 개인 통산 승수는 10승째였다. LPGA 투어에서 10승 이상을 올린 한국 선수는 박세리(25승),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가 있을 뿐이다. 김세영의 우승으로 한국 낭자들은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15승을 합작했다. 2015년과 2017년과 같은 승수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5/201911250706776787_5ddb0111a8bd6.jpg)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은 시즌 최종전이기도 하지만 어마어마한 상금으로도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우승상금 150만 달러는 여자 골프 사상 단일 대회 최고액이다. 웬만한 대회 총상금과 맞먹는 규모다. 워낙 상금 규모가 크다보니 상금왕 경쟁에서도 막판 뒤집기가 나오지 않을 지 관심이 컸다. 하지만 선두를 달리던 고진영도 막판에 힘을 내면서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고진영은 최종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11언더파 공동 11위로 시즌 최종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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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의 상금왕 사수가 갖는 의미는 컸다. 시즌 개인 타이틀 전관왕이라는 엄청난 기록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서 트로피까지 받은 고진영은 ‘상금왕(277만 3,894달러=약32억 6,700만 원)’과 ‘최저타수상(베어 트로피)’을 보태면서 전관왕이라는 최고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LPGA를 호령한 많은 한국 선수들이 있었지만 아직 시즌 개인타이틀 전관왕은 없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