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팬들의 곁을 떠난 설리(본명 최진리)를 보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명의 스타가 세상을 떠났다. 생전 설리와 절친했던 연예계 동료 구하라의 비보가 다시 한 번 충격을 안겼다.
지난 24일 오후 6시 10분께 가수 구하라가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택을 방문한 지인이 구하라를 발견하고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감식에 나서는 등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구하라가 설리를 보내면서 그녀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 살겠다는 발언을 남겼었기에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으로 수많은 팬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당시 구하라의 팬들이 그녀의 다짐을 통해 마음을 쓸어 내렸기 때문이다.


구하라가 지난 6월 일본의 연예기획사 프로덕션 오기와 전속계약을 맺고 일본 활동을 시작해 이달 일본의 주요 도시에서 콘서트를 진행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듯 보였다. 자신의 SNS에도 자주 셀카 사진을 게재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이렇게 어려움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구나, 싶었는데 그녀의 사망소식에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설리의 극단적 선택 이후 구하라 역시 악성 댓글에 시달렸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하라는 설리가 떠났을 때 ‘나는 살아남겠다'는 말을 남겼는데 이는 그녀 역시 한번쯤 흔들렸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인기 스타로서 대중에 노출된 직업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려한 무대 뒤 이면에서 오는 공허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리에 이어 구하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그 어떤 것이 원인이 됐을지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네티즌들의 악플을 탓할 수 만은 없다는 의미다. 인기 스타로서 느끼는 슬픔과 공허함, 자신의 고민을 다른 사람들과 솔직하게 나누지 못한다는 나름의 슬픔이 있었을 수 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설리와 구하라가 부디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애도의 마음 뿐이다.
연예기획사 역시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소속 연예인들을 돈 버는 사람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인격의 주체로서 심리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연예인들의 극단적 선택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이제는 의무적으로 전문상담사가 상담해주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할 시점이다./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