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장도 묵념-추모, 한화 문동욱은 수상 대신 발인식 지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1.25 19: 41

축하와 웃음으로 가득해야 할 KBO 시상식도 평소 분위기와 달랐다. 야구인 모두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성훈을 한마음으로 애도했다. 
25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 행사 시작에 앞서 장내에선 유명을 달리 한 김성훈을 위해 전체 묵념하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한화의 투수 유망주였던 김성훈은 지난 23일 광주에서 안타까운 실족사로 눈을 감았다. 만 21세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 야구계 전체가 비통함에 빠졌다. 이날 시상식 현장에 참석한 동료 선수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키움 박병호와 NC 양의지가 시상식에 앞서 고 김성훈 선수를 위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평균자책점 상을 받은 양현종(KIA)은 소속팀 김민호 수비코치의 아들이기도 한 김성훈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양현종은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들었다"며 말을 잠시 잇지 못했다. 이어 "여기서 이루지 못한 꿈, 하늘나라에서 반드시 좋은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홈런상을 수상한 박병호(키움)도 수상 소감에 앞서 "야구 동료였던 김성훈 선수와 가족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도루상을 차지한 박찬호(KIA)도 “김민호 코치님께서 항상 ‘너희들은 내 자식들’이라고 말씀하셨다. 코치님 말씀대로 코치님을 정말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걸 꼭 기억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한화 투수 중 유일하게 시상식 수상자(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평균자책점·다승)로 초대된 문동욱은 현장에 없었다.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 영광을 누리는 대신 이날 오전 광주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김성훈의 발인식을 지켰다. 유족뿐만 아니라 한화 선수단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며 넋을 기렸다. 
故김성훈 /jpnews@osen.co.kr
문동욱 대신 시상식 현장을 찾은 한화 구단 관계자가 그의 트로피 2개와 상금 200만원을 받아 직접 전달키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선수들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 다들 마음을 잘 추스르길 바랄 뿐이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화 선수단은 이날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선수단 워크샵도 취소했다. 내달 7일 예정인 팬 페스티벌 독수리 한마당 개최 여부도 검토 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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