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는 이견이 없었다. 반면 신인상은 작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25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MVP는 두산 투수 조쉬 린드블럼에게 돌아갔다. 린드블럼은 1위표 79장, 2위표 1장, 3위표 5장, 5위표 1장으로 총점 716점을 기록, 2위 양의지(NC·352점)를 두 배 차이로 따돌렸다. MVP 투표가 점수제로 바뀐 2016년 이후 최고 점수다.
다승(20승) 탈삼진(18개) 승률(.870) 공식 타이틀 3개 부문 1위에 평균자책점도 2위(2.50)에 오른 린드블럼의 MVP 수상은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홈런왕’ 박병호(키움), 손혁 키움 감독도 결과 발표 전 린드블럼의 MVP 수상을 예측했다. 3위 양현종(KIA·295점)은 “만약 내가 받았으면 논란이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논란은 MVP가 아닌 신인상 투표에서 나왔다. 신인상 수상자는 LG 투수 정우영으로 1위표 59장, 2위표 25장, 3위표 10장으로 총 380점을 얻었다. 2위 이창진(KIA·171점)을 두 배 차이로 앞섰다. 이창진과 3위 전상현(KIA·154점)의 점수를 합쳐도 325점으로 정우영에게 뒤진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정우영은 올 시즌 56경기에서 65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6패1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같은 투수 전상현은 57경기에서 60⅔이닝을 던지며 1승4패15홀드 평균자책점 3.12의 성적을 냈다. 홀드는 전상현이 정우영에게 1개 차이로 뒤지지만 평균자책점이 0.6이나 낮다.

외야수 이창진은 133경기에서 타율 2할7푼 108안타 6홈런 48타점 57득점 8도루 OPS .746으로 활약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수치는 이창진이 무려 2.49로 전상현(1.26), 정우영(0.05)을 압도한다. 스탯티즈 기준 WAR 기록도 이창진(2.50), 전상현(1.83), 정우영(0.66) 순이다.
세부 기록적인 면에선 정우영이 이창진과 전상현에게 뒤진다. 하지만 ‘임팩트’에서 정우영이 앞섰다. 데뷔 첫 7경기 11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인상적인 스타트를 끊은 정우영은 전반기 4승4패1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3.12로 활약, 나눔 올스타 중간투수 부문 베스트에 선정됐다. 어깨 통증으로 한 달 공백기를 가진 뒤 후반기에는 부진했지만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반면 이창진과 전상현이 속한 KIA는 시즌 초반 꼴찌로 추락했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KIA는 탈꼴찌에 성공, 7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순위 싸움에서 멀어진 뒤라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2014년 입단한 이창진은 6년차, 2016년 입단한 전상현은 4년차 중고 신인으로 정우영의 ‘순수 신인’ 프리미엄을 넘지 못했다.
팀 성적, 강한 임팩트, 순수 신인이란 점에서 정우영이 경쟁자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생각보다 표 차이가 너무 크게 나 논란이 됐지만 터무니없는 수상은 아니다. 정우영의 수상을 깎아내릴 이유도 없다. 최근 순수 고졸 신인 투수 중에서 이 정도 임팩트와 성적을 낸 투수는 없다. 정우영은 수상 소감으로 “다음 시상식에선 양현종 선배님처럼 다른 상의 후보로 왔으면 좋겠다”며 더 큰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