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에서 LG로 팀을 옮긴 베테랑 정근우(37)가 'LG 유니폼'을 입고 각오를 밝혔다.
정근우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유광점퍼'를 입고 취재진 앞에 나섰다. 정근우는 "2루수 기회를 받아서 감사하다. 의기소침, 숨 죽어 있던 느낌이 다시 솟아오르는 것 같다. 다시 열정을 태울 수 있을 것 같다"며 "LG의 성적을 일조하고 싶고, 명예회복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LG의 선택을 받았다. 정근우는 올시즌 한화에서 주로 외야수로 뛰었다. 올해 88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 3홈런 30타점 37득점을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은 "일단은 정주현과 정근우를 2루수로 경합시켜보고 싶다. 2루에서 움직임 보고, 정주현 보다 낫다고 보면 주전으로 쓸 것이다. 만약 정주현이보다 덜 하다 싶으면 외야 백업, 오른손 대타로 활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LG의 지명을 받고 느낌은 어땠나.
▲아침부터 긴장, 부담감도 있었다. 기사를 보고나서 실감도 안 나고 얼떨떨했다. 눈물이 조금 나더라.
-어떤 의미 눈물인가.
▲류중일 감독님이 2루로 기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고, 아쉽게 물러난 2루 자리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을 울린 것 같다.
-2루에서 다시 경쟁을 해야 하는데, 각오나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한화에서 훈련 할 때는 유격수, 3루에서 송구를 받기도 했고 1루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을 활용하겠다. 풋워크, 민첩성을 강화하기 위해 평소보다 훈련을 빨리 앞당겨서 할 것이다.
-LG에서 뛴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있었는지.
▲없었죠. 잠실구장에서 처음 야구를 한 것이 고연전 1학년 때 처음이었다. 여기서 팀을 만나서 셀렌다. 서울에서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대가 됩니다.
-밖에서 볼 때 LG 이미지는 어땠나.
▲이기고 싶은 팀이었죠. 팬이 많고 열정적이고, 최근 몇 년간 다르게 올해는 빨라지고 수비 하기가 어려워진 팀이었다. 그런 팀 컬러에 맞춰 가겠다.
-집에서는 반응은 어땠나.
▲다시 좋아하고, 팀을 떠나서 LG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온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더라.
-연봉협상은 다시 하는 건가.
▲네. 잘 해야죠.
-멋진 마무리를 해야 할 시간들이 오고 있는데.
▲준비를 잘 해서, 예전 기량 100% 올라올지 모르지만, 최대한 끌어올려서 LG의 성적에 일조하고 싶다. 야구 해 온 대로 최선 다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마지막은 마무리하고 싶다.
-등번호 8번, 김용의 번호이다.
▲대학 후배 용의가 '형님이 쓴다고 하면 드리고, 다른 번호를 쓴다고 하면 쓰시라'더라. 내가 프로 와서 8번 밖에 안 달았다고 하니 아, 네. 그러더라. 오뚜기 근성으로 야구를 해와서 8번에 대한 애착은 있다.
-LG의 단점, 아쉬움은 뭐로 봤는지.
▲잘 없던 거 같다. 상대하기 힘들고, 전체 선수들이 원팀이 되어서 움직이는 것을 많이 봤다. 그런 점이 부러웠다.
-이런 장점을 갖고 있다고 할 만한 것이 있다면.
▲선수들과 거리감 없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 LG 선수들과도 자주 이야기. 실력 외에도 선수들과 소통하고 원팀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베테랑으로서 역할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한 발 더 뛰고, 열심히 하면 잘 될 거 같다. 김현수가 솔선수범해서 잘 하고 있기에 나도 행동으로 잘 해서 현수를 도와주도록 하겠다.
-정찬헌 벤치 클리어링 인연이 있는데.
▲정찬헌은 조금 전에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만났다. 반갑다. 잘 지냈냐 간단하게 인사했다. 웃으면서 서로 인사했다.
-올해 출전 경기 수 적었다.
▲햄스트링 부상도 오고, 준비 부족이었던 거 같다. 훈련 스케줄 빨리 잡아서 유연성 훈련 등 보강해서 부상 없이 시즌을 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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