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얼마나 효과가 있었나?".
KBO리그의 FA 제도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9 스토브리그 FA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활발한 선수이동과 전력 평준화, 선수들에 대한 동기부여 차원에서 FA 제도를 영입했으나 몸값 거품이 거세지면서 외부 FA 영입에 회의적인 시각이 두드러지고 있다.
FA 시장이 개장했으나 외부 영입 사례는 없다. FA 시장에서 대어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전준우, 김선빈, 안치홍, 오지환 등 4명이 아직도 FA 계약을 못하고 있다. 타 팀 이적 가능성에 관심을 받았으나 조용하다. 원 소속 구단과 협상만이 진행되고 있다. 그마저도 조건에서 차이가 워낙 커 접점 찾기가 어렵다.

사실 4명의 선수들은 불과 2~3전만 하더라도 매력적인 상품이었다. 60억 원은 기본이고 경쟁이 붙었다면 80억 원 이상을 받을 만한 가치를 가졌다. 그러나 올해부터 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구단들이 돈을 쓰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최근 모그룹이 경영 실적 부진으로 거액을 쓰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나오는 이유들이 'FA 무용론'이다. 소속 팀 FA는 팬들의 눈을 의식해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지만 외부 영입은 완전히 꺼리고 있다. 금액적인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이 지배하고 있다. 과거 80~100억 원과 선수 보상까지 하고 데려온 선수들이 과연 팀에 얼마나 기여했느냐에 대한 자성이 자리하고 있다.
외부 FA 선수들이 우등 성적을 거두거나 우승에 기여했던 사례가 적다. 그만큼 먹튀 선수들이 양산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과도한 출혈은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FA 시장에서 몇차례 통 크게 썼던 KIA도 2016년 말 최형우를 영입한 이후 올해까지 3년째 외부 FA영입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외부 영입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계현 KIA 단장은 "구단들은 외부 FA 영입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가장 큰 이유는 투자 대비 효과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데려와도 그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가? 이제는 (구단에 자금을 지원하는) 그룹들도 효율성 없는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여기에 보상 선수 문제까지 끼여 있다. 부담없는 트레이드나 2차 드래프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는 시간과 환경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다. 근본취지인 활발한 선수 이동과 전력 평준화를 위해서는 보상(선수)의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동시에 몸값 거품도 빠져야 한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논의에만 그치고 있다. KBO리그 FA 제도가 시계제로 상황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