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품의 메시지는 '변화'입니다". '겨울왕국2' 감독과 프로듀서가 시리즈를 관통하는 메시지와 인기 OST의 비화를 직접 밝혔다.
영화 '겨울왕국2'(감독 크리스 벅・제니퍼 리)의 두 감독 크리스 벅과 제니퍼 리, 프로듀서 피터 델 베코는 26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포시즌스 호텔에서 내한 인터뷰를 가졌다.
'겨울왕국2'는 여왕 엘사와 공주 안나 자매가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과정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지난 2014년 개봉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영화 '겨울왕국'의 후속작으로, 21일 국내 개봉해 한국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고 있다.
![[사진=디즈니 제공] '겨울왕국2' 제작진이 내한 인터뷰에 임했다. 사진은 제니퍼 리 감독.](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6/201911261234772182_5ddca4eecea4d.jpg)
제작진 역시 내한 일정에 맞춰 한국을 찾아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25일에는 일부 상영관에서 관객들과 GV 겸 퀴즈 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제니퍼 리 감독(이하 제니퍼)은 "어제(25일) 상영 후 관객들과 만난 게 굉장히 흥미로웠다"며 웃었다. 그는 "오신 분들 모두 정말 용기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서 '겨울왕국2'를 봤으면서 시리즈 1인 '겨울왕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놀라웠다"며 눈을 빛냈다.
![[사진=디즈니 제공] '겨울왕국2'를 연출한 크리스 벅 감독이 내한 인터뷰에 임했다.](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6/201911261234772182_5ddca4ef66c31.jpg)
제니퍼가 언급할 정도로 '겨울왕국' 자체에 대한 세계 관객들의 사랑이 매우 컸던 상황. '겨울왕국2'를 향한 기대감과 설렘 역시 시리즈 1의 성공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만큼 제작진에게 부담감도 없진 않았다.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이하 피터)는 "처음부터 그런 부담은 당연히 있었다"며 "첫 번째 영화 만큼 관객들이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제작진끼리 '그런 부담은 작업할 때 배제하자'고 합의했다. 첫 번째 영화와 마찬가지로 캐릭터, 여정과 함께 스토리를 진화할 수 있도록 작업하는 데 신경 썼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통일감 있는 메시지를 주려 노력했단다. 크리스 벅 감독(이하 크리스)은 "첫 번째 영화('겨울왕국')에서는 사랑과 두려움의 대결구도를 보여줬고 '겨울왕국2'에서도 사랑과 두려움의 대결구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단, 표현 방식에 차이는 있었다. 크리스는 "'겨울왕국'에서는 엘사와 안나를 비롯해 캐릭터들의 '다름'에 기반을 뒀다면 '겨울왕국2'에서는 '변화'를 통해 보여준다"며 "모든 캐릭터가 변화를 겪고 성숙해지고, 세상에 무서운 게 있다는 걸 알아가고 믿었던 것들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모든 것을 다르게 보고 내면의 힘을 끌어내서 버틸 수 있게끔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계절적인 변화 또한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전 작품에서 '여름'을 배경으로 삼았다면 '겨울왕국2'는 '가을'을 배경으로 달라진 계절을 통해 캐릭터들의 변화와 성장, 성숙을 은유적으로 설명한다. 이에 피터는 "이번 영화의 주제가 '변화'였던 만큼 계절적으로도 가을이 성숙의 계절, 변화의 계절이라 주제랑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진=디즈니 제공] '겨울왕국2'를 연출한 제니퍼 리 감독.](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6/201911261234772182_5ddca4eff353b.jpg)
더불어 작품 전반에 걸쳐 환경, 자연과 인간의 조화 등을 강조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으로 평가 받고 있는 터. 제작진은 의도치 않은 관심에 흥미를 보이기도 했다. 크리스는 "엘사가 얼음과 눈을 다루는 점에서 자연과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겨울왕국2'에서 자연의 정령을 받아들이고 자연과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봤다"며 "그런데 우리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관객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작품을 인식하는 게 놀라웠다. 젊은 관객들이 자연과의 관계를 잘 맺으려 노력하는 게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제니퍼는 작중 물, 불, 바람, 땅 등 자연을 형상화 한 정령들 등장하는 것에 대해 "실제 스칸디나비아와 북유렴 신화에서 착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자연이 너무 광활해서 한 지역을 선정할 필요가 있었는데 시리즈1이 노르웨이에서 착안한 게 많아서 '겨울왕국2'에서도 그 지역 민담에서 따온 게 많았다"며 "작품에서 물의 정령이 말로 등장하거나, 불의 정령이 도롱뇽으로 등장하는 것도 실제 북유럽 민담과 신화 속에 존재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제작진이 핀란드 등 북유럽 지역을 방문했을 때 거센 바람과 거대한 바위의 모습을 많이 발견해서 소재를 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디즈니 제공] '겨울왕국2'의 프로듀서 피터 델 베코(왼쪽부터)와 감독 제니퍼 리, 크리스 벅이 내한 인터뷰를 진행했다.](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6/201911261234772182_5ddca4f06eae6.jpg)
그런가 하면 '겨울왕국'의 메인 OST '렛 잇 고(Let It Go)' 만큼 '겨울왕국2'의 OST들 또한 초미의 관심사다. 이미 '겨울왕국2'의 OST 중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 '쇼 유어셀프(Show Yourself)'를 비롯해 크리스토퍼의 솔로곡 '로스트 인 더 우즈(Lost In The Woods)' 또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OST들은 전작의 노래들에 비해 한층 성숙한 분위기로 호평받고 있다.
이와 관련 피터는 "시리즈 2가 된 만큼 조금 더 심오하고 성숙한 음악을 선보이는 게 맞다고 봤다. 음악 또한 진화한 것을 보일 수 있도록 작곡가들 역시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로드웨이 연극이나 뮤지컬을 생각했을 때 첫 편에는 캐릭터에게 필요한 것을 선보이는 1막이라고 본다면 시리즈 2에서는 조금 더 풍부한 감정과 이야기를 선보이는 2막이라고 생각했다. 음악까지 모두 '변화'라는 주제와 연관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제니퍼는 크리스토퍼의 솔로곡이 1980년대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록 발라드 풍으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 "전 연령대가 좋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아이들이 봤을 때 1980년대 노래라는 건 몰라도 순록 스벤과 크리스토퍼가 함께 노래하는 장면에서 재미를 느낄 거라고 생각했고 그 시대 발라드 만큼 '절절한' 사랑 노래가 없다고 봤다"며 웃었다. 또한 그는 "이전에는 크리스토퍼의 여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노래로 그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의 자부심 대로 '변화'와 '성장'을 강조한 메시지와 자연적인 배경, OST까지 '겨울왕국2'는 작품 전반에 걸쳐 시리즈 1보다 진일보한 모습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개봉 4일째인 오늘(26일) 479만 관객을 돌파하고 OST들도 각종 음원 차트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 '겨울왕국2'의 성공 신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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