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빨간 김성훈, 기억할게요" 팬과 구단이 함께 만든 추모 공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1.27 05: 21

‘김성훈 선수, 잊지 않겠습니다’.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는 경기도, 행사도 없었지만 저녁 늦은 시간까지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불의의 사고로 21세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故 김성훈을 애도하기 위해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은 것이다. 
김성훈의 사고사로 깊은 슬픔에 잠긴 팬들이 먼저 움직였다. 지난 25일 오후 팬들은 이글스파크 앞 야외 무대에 김성훈의 생전 사진과 국화, 백합 등 추모 꽃다발을 가지런히 놓았다. 펜과 메모지까지 마련해 고인에게 전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편지함도 준비했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야외 무대에 마련된 故 김성훈 추모 공간 /waw@osen.co.kr

26일 오후에는 한화 구단도 김성훈의 생전 투구 모습이 담긴 대형 사진을 야외 무대에 설치했다. 무대 위에 조명을 켜놓아 밤에도 팬들이 언제든 찾아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했다. 
많은 팬들이 추모 공간을 찾아 김성훈을 추억하며 명복을 빌었다. 기도를 하고,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대형 사진에는 팬들이 진심으로 써내려간 추모 메시지로 가득했다. 발그레 홍조를 띤 얼굴로 씩씩하게 공을 던지던 생전 사진도 여러 장 붙어 있었다. 입단 후 3년이란 짧다면 짧은 기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은 선수였는지 알 수 있었다. 팀 동료들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늘 밝은 모습으로 따뜻하게 진심으로 대했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야외 무대에 마련된 故 김성훈 추모 공간 /waw@osen.co.kr
팬들은 ‘볼 빨간 성훈 선수! 이제 볼 수 없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네요. 항상 기억하고 있을게요’, ‘그곳에선 아프지 않길. 행복하고 편안하길’, ‘당신의 열정과 예쁜 미소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길 기도할게. 우리 한화 선수여서 고마워’, ‘항상 밝게 웃어주던 성훈아, 너의 팬이라서 정말 행복하고 고마웠어’ 등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한화 관계자는 “팬들이 추모 공간 조성을 위해 협조를 구했고, 구단에서도 자리를 마련했다”며 “팬들이 원하실 때까지 추모 공간을 열어놓을 계획이다”고 전했다. 일단 이번주까지 추모 공간이 유지된다. 
한편 한화 구단은 내달 7일 예정된 팬 페스티벌 ‘독수리 한마당’도 재검토 중이다. 매년 시즌 후 선수단이 팬들과 만나는 연례행사로 축제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올해는 그렇게 할 수 없어졌다. 구단은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하는 추도식 형태로 자리 마련을 협의하고 있다. /waw@osen.co.kr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야외 무대에 마련된 故 김성훈 추모 공간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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