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있는 인간들'이 안재현의 이혼으로 인한 뜨거운 관심 속에 분위기 메이커 오연서를 필두로 유쾌한 드라마라는 출사표를 던진다.
27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오연서와 안재현, 구원, 김슬기와 오진석 감독이 참석해 박연경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자있는 인간들'은 꽃미남 혐오증 여자와 외모 강박증 남자가 만나 서로의 지독한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엽기적인 그녀'로 호흡한 오진석 감독과 오연서가 다시 만난 작품이자, 본격적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유쾌한 재미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오진석 감독은 "제목 그대로 '하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에게 조금씩의 '하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완벽한데 아침잠은 포기하지 못하거나, 운전대만 잡으면 바보가 된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게 편견의 눈으로 보자면 짜증나고 싫을 수 있는데 조금만 사랑의 눈으로 보면 그런 편견마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게 됐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다만 그는 "교훈을 주려는 건 아니다. 배우들하고 '추운 겨울에 아랫목에서 귤을 까먹으면서 만화책을 읽을 때의 행복감'을 주는 그런 느낌으로 다가가고자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극 중 동성애 소재가 등장하는 점에 대해서도 "코미디는 좋아하지만 민감한 코드, 소수자 코드를 코미디하는 게 도덕적으로도 굉장히 옳지 않다고 봤다. 그렇게 해서 웃기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얘기했다. 그런데도 왜 가져왔냐면 드라마 안에 굉장히 많은 편견을 극복하는 부분이 있다. 성소수자 이야기는 코미디로 희화화하기 보다는 '이 쪽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에 질문을 던지려 했다. 코미디라는 기본 톤은 유지하고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처음에 봤을 때 오해하실까 봐 걱정했는데 조금 더 지켜보시면 저희가 가벼운 시선으로 가져온 코드가 아니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거다. 그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오연서는 여자 주인공 주서연 역을 맡은 것과 관련해 "촬영하면서 느꼈지만 주서연은 제가 닮고 싶은 사람이다. 밝고, 당차고, 의리 있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그렇지만 '하자'가 있다면 '외모지상주의'가 아닌 '꽃미남 혐오증'에 걸려서 '잘생긴 사람은 이기적일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서 첫인상을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것 조차도 나중에 편견이라는 것을 깨닫는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주서연과 함께 저 자신도 성장을 한 것 같다. 저한테는 이 드라마가 굉장히 많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서연이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니까 많은 분들이 서연이를 보면서 마음에 위로를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 상처받은 것들을 많이 치유할 수 있는 캐릭터다. 저희 드라마 즐겁고 재미있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안재현은 이번 작품에서 남자 주인공 이강우 역을 맡은 점에 대해 "이강우는 트라우마에 시달려서 외적인 요소들을 다 바꾸려고 한다. 성인이 된 뒤에 멋진 외적인 요소를 가졌지만 어릴 때 가진 순수함이 남은 인물이다. 즐겁게 촬영했다. 기대 많이 해주시고 많이 사랑해달라"고 설명했다.
김미경 역의 김슬기는 "미경이는 꾸미는 걸 좋아하고 멋진 남자를 만나서 '취집'을 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하자'가 있는 캐릭터"라며 "주서연과 굉장한 우정을 가진 의리 있는 친구"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이민혁 역의 구원은 캐릭터에 대해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 중 가장 순수한 하자를 가진 인물이다. 그런 하자를 가진 이민혁이 주서연을 만난 뒤 사랑을 위해 직진하는 반전을 가졌다. 그 뒤에 드라마를 계속 보시다 보면 이민혁의 아픔에 대한 또 다른 반전이 있다 보니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방송에 앞서 지난 8월 안재현과 구혜선의 이혼 소송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상황. 다소 침체될 수 있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굉장히 즐겁고 유쾌하게 촬영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안재현은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감독님이 굉장히 유쾌하시다.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많은 지도도 해주시고 상황에 맞게, 디렉팅 모든 걸 계획적으로 짜놓으셨다. 매 장면마다 즐거우면서도 진지했다. 오연서와 케미는 반전에 반전이 있었다"고 했다. 오연서 역시 "안재현과는 동갑이다. 드라마 출연자 연령대가 다 또래다 보니까 친해졌다. 촬영장 분위기는 많은 스태프, 감독님들이 노력해주셔서 즐겁게 촬영한 것 같다. 안재현 씨랑도 친하고 모든 배우들이 잘 지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중에서도 오연서는 작품의 중심에서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로도 활약했다. 오진석 감독은 "'엽기적인 그녀'에서 처음 오연서를 만났다. 어느 정도의 코미디가 있는 작품이었지만 '하자있는 인간들'만큼 본격적인 코미디는 아니었다. 사실 배우 분들이 보이는 이미지와 털털한 분들이 많이 있다. 그걸 넘어서 오연서는 기억 못할텐데 치렁치렁한 공주 복장을 입고 바위 위에서 한쪽 다리를 올려 놓고 사발면을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저 분은 뭘 해도 하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아쉬웠던 게 조금 더 본격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꼭 저 배우랑 한번 해보고 싶었다. '엽기적인 그녀'도 좋았지만 조금 더 갈 수 있는 코미디를 해보고 싶어 아쉬웠다. 마침 이 작품을 만나게 됐고, 이 작품 대본을 받자마자 가장 먼저 떠올린 게 오연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데서도 말씀을 드리는데 정극의 감정선을 갖고 가다가 코미디로 전화하고 이렇게 하는게 배우들이 쉽지 않고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티 안내고 잘 해주셔서 이번 작품에서도 오연서라는 캐릭터가 빠진 이 작품을 생각하기 어렵다. 그리고 두 번째 작품을 하면서 감독과 배우를 넘어서 인간대 인간으로 동료 같은 느낌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늘 감사한 배우"라고 호평했다.
이에 오연서는 "저는 감독님이 러브콜을 보내주셔서 대본을 봤는데 또 작품을 한 이유는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가장 '하자' 있는 인간이라서가 아닐까 싶다"며 웃기도 했다. 또한 "'감독님'이라고 하기에는 오진석 감독의 성격이 굉장히 재미있다. 저랑 개그 코드도 잘 맞고, 생각하는 게 비슷하다. 저희끼리 농담으로 이번 드라마가 잘 안 되면 다신 만나지 말자고 악수를 나눴다. 혹시라도 걸어가다 만나도 아는 척도 하지 말자고 약속했다"며 "그만큼 촬영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시려고 노력해주셨고 디렉팅도 세심하게 해주셨다. 연기적으로 도움 받은 장면도 많다. 감독님이 늘 드라마 전에 '고생 안 시키겠다', '즐겁게 하자'고 약속하신다. 그런데 이번 촬영도 굉장히 고생하면서 찍었다. 다치기도 많이 다쳤다. 잘 돼야 다시 볼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오진석 감독과의 케미스트리를 드러냈다.

더불어 오연서는 자신을 향한 제작진의 극찬에 "아무래도 주서연의 주위 인물이 나오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며 겸손을 표현했다. 또한 "매회 제가 다 나오다 보니 고생한 부분을 높게 쳐주신 것 같다. 그리고 작가님의 글이 참 좋은 게 인간을 아름다운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큰 사건이 느껴지진 않지만 우리가 살면서 충분히 있을 만큼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무래도 캐릭터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캐릭터 플레이가 잘 돼 있다. 굉장히 촘촘하고 재미있게 잘 써주셔서 모든 배우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다. 끝까지 좋아하는 캐릭터를 즐기면서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번 더 말했다.
그의 겸손에도 불구하고 구원은 "오연서가 모든 감독님과 잘 지내고 서글서글하게 잘 지냈다"며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로 꼽았다. 김슬기 역시 "오연서와 너무 케미가 좋았다. 주서연을 어떤 배우가 맡느냐에 따라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연서가 한다는 말을 듣고 바로 하겠다고 선택했다. 그만큼 현장에서 케미도 너무 좋다. 오연서와 연기하다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언니랑 연기하면 힐링된다'고. 제 마음이 너무 편안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그렇게 느꼈다.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연기라 이 자리를 빌어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했다.
결국 방송 전 안재현의 이혼이라는 개인사적 관심이 큰 이목을 끌기는 했으나, '로코 퀸' 오연서를 중심으로 로맨틱 코미디가 '하자있는 인간들'의 실체인 터. '하자있는 인간들'이 오연서와 출연진의 활약 속에 유쾌함을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늘(27일) 밤 8시 55분 첫 방송.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