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잔류 정우람, "성훈이 몫까지, 후배들과 함께 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1.27 19: 39

개인적으로는 기쁜 일이지만, 웃을 수 없었다. 한화와 FA 재계약을 체결한 정우람(34)이 故 김성훈을 떠올리며 후배들과 함께 고인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정우람은 27일 한화와 4년 총액 39억원 FA 재계약을 체결하며 독수리 군단에 잔류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4년 기간 보장에 무옵션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KBO리그 최고 마무리투수에 걸맞은 대우가 이뤄졌다. 
하지만 정우람은 마냥 기뻐하지 않았다. 지난 23일 사고사로 21세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후배 투수 김성훈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정우람은 비보를 접한 뒤 정근우와 함께 광주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9회초 한화 투수 정우람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dreamer@osen.co.kr

정우람은 정민철 한화 단장과 협상 중에도 김성훈의 안타까운 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진 후배들의 심리적 충격을 걱정했다. 지난 2년간 한화의 투수 조장을 맡아 리더십을 보여온 정우람은 후배들의 상처를 보듬으며 추스를 방법도 고민했다. 
계약 후 정우람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선수들 모두 힘들어한다. 슬픔이 오래 갈 것 같다”며 “그럴수록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다독이겠다. 성훈이 몫까지 선수들이 다 같이 열심히 할 것이다. 선수들의 마음이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4년간 한화에서 좋은 분들과 선후배들을 만났다. 가을야구는 한 번밖에 가지 못했지만 멋진 팬들과 즐겁게 야구했다. 구단 프런트 분들도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계약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한화에서 오랫동안 야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앞 야외 무대에 마련된 故 김성훈 추모 공간 /waw@osen.co.kr
원만한 협상으로 계약을 완료한 정민철 한화 단장은 “정우람의 팀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협상 중에도 올 시즌 팀 성적에 대한 미안함을 이야기했고, 최근 안타까운 일로 팀 전체를 생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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