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혁이 '추노'로 얻었던 인생 캐릭터 '대길'을 지우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장혁은 2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1997년 드라마 '모델'로 데뷔한 장혁은 22년간 쉼 없이 '열일'해왔다. 특히 장혁은 드라마 '대망'(2002) '추노'(2010) '뿌리깊은 나무'(2011)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 '장사의 신-객주 2015'(2015), 영화 '순수의 시대'(2015) '검객'(2017) 등 다수의 사극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올해 '나의 나라'를 통해 '사극 장인'의 정점을 찍었다.

장혁은 연차가 비슷한 배우 중에서도 사극을 많이 한 편이다. 하지만 그도 여전히 가보지 못한 시대가 있었고, 연기해보지 못한 역할이 있었다. 장혁은 "저는 조선 시대 인물 밖에 안 해봤다. 다른 시대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조선 시대가 재미있다"며 "왕이 되기 전까지만 해봤다. 그래서 왕은 한번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장혁은 사극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장혁은 "사극도 현대극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그런데 사극이 조금 더 업다운을 많이 줄 수 있는 것 같다. 사극 속 시대는 극단적이고, 여러 가지 제약도 많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표현하는 대사는 확실히 밀도 있다. 시대극만의 날 선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 사극을 굉장히 좋아한다"라고 전했다.

또 장혁은 사극의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로 연기 톤을 꼽았다. 장혁은 "'대하사극이냐, 퓨전 사극이냐'는 아무래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달린 것 같다. '객주'에 출연할 때는 배우 대부분이 40대 중반에서 50대였다. 그래서 다들 톤이 대하사극 톤이었다. 또 대하사극을 많이 하셨던 분들만의 연기적인 코드가 있다. 현장에서 어른들을 만나면 그런 톤으로 가면 잘 맞는 것 같다. 또 후배들을 만날 땐 다른 톤으로 가려고 한다. '나의 나라'에서는 왕가와 민초의 톤 차이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나라'에는 퓨전과 정통성 부분은 같이 섞여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혁은 '추노'의 이대길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무려 9년 전 드라마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은 그에게서 '추노'를 떠올릴 정도다. 그만큼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 인물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에는 단점도 존재한다. 바로 다른 작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 본인도 이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법하다.
"대길이를 항상 지웠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웠는데 다른 사람들이 못 지운 것 같아요. 하하. 하지만 제가 대길이를 연기하지 않아도, 대중이 어떻게 봐주는지가 중요하죠. 저는 대길이를 지우려고 했고, 또 지우려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서운하진 않았어요.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한테는 제가 이대길인 거죠."(인터뷰④에 이어집니다) /notglasse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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