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토종 에이스는 누구일까.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면 선뜻 대답하기 힘들다.
예전 같으면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등 에이스라 불릴 만한 재목이 꽤 있었다. 하지만 이젠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돼버렸다. 외국인 투수가 워낙 부진하다 보니 가려졌을 뿐이지 확실한 토종 에이스가 없는 게 현실이다.
삼성 선발진의 현 상황을 살펴보자. 구단 프랜차이즈 투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중인 윤성환은 지난 시즌 5승 9패(평균 자책점 6.98)에 그치며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사진]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8/201911280132771595_5ddea64ecaea6.jpg)
올 시즌 뒤늦게 선발진에 합류해 8승 13패(평균 자책점 4.77)를 거두며 명예회복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과거의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 선수로서 황혼기에 이른 만큼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는 건 무리에 가깝다.
좌완 백정현은 데뷔 후 단 한 번도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2017시즌과 올 시즌 8승을 거둔 게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
지난 시즌 7승 6패(평균 자책점 5.05)를 거두며 루키 돌풍을 이끌었던 양창섭과 올 시즌 신인왕 경쟁을 펼쳤던 원태인 그리고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6승 6패 2홀드(평균 자책점 4.81)로 선전한 최채흥 모두 잠재 능력은 풍부하지만 확실한 선발 투수라고 보긴 어렵다.
외국인 투수 2명이 원투 펀치 역할을 맡고 토종 선발이 뒤를 받쳐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선발진 운용 시나리오. 김광현(SK), 양현종(KIA)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가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이른바 계산이 서는 토종 선발이 필요하다.
2008년 김광현처럼 에이스가 깜작 등장할 경우 향후 10년 이상 토종 에이스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그게 아니더라도 풀타임 선발을 소화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몇 년간 투수 유망주를 다수 지명하며 자원은 넉넉한 편. 4년 연속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삼성이 다음 시즌에 반등하기 위해 토종 에이스가 나와야 한다. 외국인 투수 구성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