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지켜달라", "시장 상황 감안해달라".
2019 FA시장에서 대어급 선수로 꼽히는 내야수 김선빈(30)과 안치홍(29)이 원 소속구단 KIA 타이거즈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KIA에 잔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KIA도 잡으려고 한다.
양측은 최근 서울에서 만났다. 안치홍과는 26일, 김선빈과는 27일 협상을 가졌다. 구체적인 조건을 교환한 것은 아니지만 온도차는 분명했다.

KIA 협상 담당자는 "서로 원하는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 생각을 하는지 서로 알수 있을 정도의 뉘앙스를 주고 받았다. 격차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쪽은 시장의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선수쪽에서는 그동안 실적으로 보여준 만큼의 자존심을 지켜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제시액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생각이 상당히 다르다고 풀이할 수 있는 말들을 주고 받은 것이다.
'자존심'은 그동안 FA 시장에서 높게 평가 받은 성적을 올린만큼 상응하는 대우를 받고 싶다는 의중이다. '시장 상황'은 구단들이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작금의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통산 타율 3할을 자랑하고 있다. 안치홍은 성실한 플레이와 골든글러브 2회를 수상하는 등 정상급 2루수로 활약했다. 김선빈은 2017년 타격왕에 올랐고 뛰어난 내야 수비와 작전 수행 능력을 보였다.
반면 구단은 과거의 실적 보다는 미래 활약도에 방점을 두고 있다.
향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조건에서 상당한 차이를 확인한다면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양쪽 모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물론 어느 한쪽이 백기를 드는 치킨게임은 아니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고 자존심도 지킬 수 있는 금액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더 어려운 협상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