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서→단오" 김혜윤, '어하루'로 해결한 숙제 (종합)[인터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1.28 09: 07

'스카이(SKY) 캐슬'의 예서에서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단오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배우로서 숙제 하나를 해결한 김혜윤의 이야기다.
김혜윤은 25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하루'는 인기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각색된 작품이다. 극 중 만화 속 캐릭터들인 등장인물이 자아를 찾아나가며 만화의 줄거리인 '스테이지'를 떠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 '쉐도우'에서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랜만에 등장한 본격적인 학원 로맨스 드라마로 애청자를 만들어내며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배우 김혜윤. /jpnews@osen.co.kr

이 가운데 김혜윤은 여자 주인공 은단오 역으로 활약했다. 김혜윤의 배우 인생에서 7년 여의 시간 동안 조, 단역을 거친 이래 처음으로 맡은 여자 주인공이었다. 김혜윤은 "첫 주연이고 엄청 분량도 많아서 부담감도 컸다. 그런데 그만큼 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여름이 되면 많이 생각날 것 같은 작품"이라며 '어하루'를 추억했다. 그는 "첫 주연이고, '하이틴' 장르를 할 수 있는 나이가 그렇게 길지 않지 않나. 그래서 여러 모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연인 것은 물론 작품 특성 상 '쉐도우'와 '스테이지'를 오가며 인물의 성격 변화가 큰 점도 난제였다. 김혜윤은 "작품이 만화책을 배경으로 한 설정이다 보니 그것부터 어려웠다. 또 단순한 만화책도 아니라 '엑스트라'들의 이야기를 그리다 보니 '쉐도우'와 '스테이지'를 오가는 게 쉽지 않았다. 가장 큰 고민은 '장면마다 성격을 다 다르게 해야 할까'였다. 아무리 다르게 하려고 해도 이전의 단오가 나오더라. 그래서 고민을 오랫동안 하진 않았는데 여러 장르를 한꺼번에 하는 게 낯설긴 했다. 나중엔 사극 장면도 나오는데 사극 말투도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배우 김혜윤. /jpnews@osen.co.kr
특히 그는 전작인 '스카이 캐슬'에서 사랑받은 예서 역할의 잔재감을 모두 지우고자 노력했다. "사실 학생 역할을 연이어서 하는 것에 있어서 걱정은 있었다"는 것. 이에 김혜윤은 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머리도 단발로 잘라가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촬영 과정에서 '어하루' 감독과 캐릭터에 대해 상의하고, '스카이 캐슬'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주연으로써 해내야 할 것들에 대해 상의하기도 했단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혜윤은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해 "사실 아쉬움이 크다"고 고백했다. 그는 "단오를 한다고 했는데 여전히 예서 같이 보이기도 했고, 실수도 많이 한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또한 "연구가 많이 부족했던 탓일 수도 있고"라며 멋쩍어 했다.
다만 그는 "작품 끝나고 애교가 늘었다. 이렇게 평소에 애교가 많지 않았는데 저 스스로 많이 놀랐다. 거의 6개월 만에 부모님을 뵀는데 '왜 이렇게 애교가 많이 늘었냐'고 부담스러워 하시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그게 결국 단오가 저한테 많이 묻고 남아 있는 흔적인 것 같다. '스카이 캐슬' 끝나고도 예서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었다. 느낌표 하나만 들어가도 예서처럼 짜증을 내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어하루'가 끝나고 단오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걸 예서를 조금이나마 지웠다고 생각하려 한다"고 했다. 
배우 김혜윤. /jpnews@osen.co.kr
그 덕분일까 김혜윤은 최근 팬들에게서 큰 사랑을 받으며 높은 주가를 자랑하는 중이다. 얼마 전 생일에는 인기 아이돌이나 누릴 법한 지하철 광고까지 선물로 받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많이 늘었다"며 웃은 김혜윤은 "많은 분들이 제 작품을 보고 사랑해주신다는 걸 그렇게 체감하고 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제가 어렸을 때 보던 '연예인한테 벌어지는 일'들이 저한테 일어나고 있다니 너무 신기하다. 최근에는 편지를 정말 많이 받았는데 저를 보고 희망을 얻고 우울함을 치료했다는 분들의 이야기가 너무 좋고 감사했다. 그 말들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얻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지금과 같은 삶은 상상도 못할 수 없던 점을 힘주어 말했다. 올해 초 '스카이 캐슬' 이어서 첫 주연작 '어하루'를 만나며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는 것. 극 중 엑스트라에서 자아를 되찾아 주연으로 거듭나는 은단오의 삶 자체가 김혜윤의 삶인 것 같다고도 했다.  
다만 김혜윤은 그럴수록 스스로를 다잡았다. 여전히 실감나지 않는 주연으로의 존재감보다는 생생한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겠다는 것. 무명의 단역에서 모두가 기억하는 '스카이 캐슬' 예서 그리고 '어하루'의 단오로 탈피한 김혜윤의 행보를 기대한다. 
"첫 주연 작품을 했는데 사실 지금도 실감 나지는 않아요.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고요. '어하루'를 하면서 의욕 넘치게 시작했다가 체력 조절이 안 돼서 제 100%를 못 쏟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 단역일 때는 '대본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대사 한 마디 할 때는 '이름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거든요. 지금은 대사고 많고, 이름도 펼칠 수 있는 드라마들을 하고 있잖아요. 그때처럼 간절한 마음을 계속 갖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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