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겨울왕국2', '관객 수요' 논리 속 가려진 '스크린 독과점' 그늘[Oh!쎈 초점]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19.11.28 14: 50

‘겨울왕국2’가 흥행을 넘어 ‘폭주’하고 있다. 약 6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누적 관객수 571만명을 돌파한 것. 이 기세라면 빠른 시일 내로 600만을 돌파하고, 전편인 ‘겨울왕국’이 기록한 1000만도 노릴 기세다. 하지만 이런 ‘폭주’ 뒤에는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그늘이 있어 씁쓸함을 자아낸다.
‘겨울왕국2’의 기세가 무섭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지난 27일 하루 동안 59만 9659명의 관객을 동원, 7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문화의 날’이기도 한 27일, 전날에 비해 2배 가까운 관객을 모은 ‘겨울왕국2’는 신작들의 개봉 속에서도 여전히 흥행을 이어갔다. 이날 관객수를 더해 ‘겨울왕국2’는 누적 관객수 571만 661명을 기록했다.

영화 포스터

개봉 6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2’는 애니메이션 사상 국내 첫 1000만 관객을 넘은 전편의 기록을 11일이나 앞당겼다. 빠른 시일 내에 600만 관객을 넘어 전편이 기록한 1000만도 노릴 정도의 기세다.
영화 포스터
하지만 뒷맛은 씁쓸함을 남긴다. 압도적으로 많은 상영관을 가지고 있어 흥행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이다. 이른바 ‘스크린 독과점’인데, ‘겨울왕국2’는 현재 2000개가 넘는 상영관을 가지고 있다. 영화 10편 중 7개는 ‘겨울왕국2’일 정도로 압도적인 스크린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세하게 살펴볼수록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을 느낄 수 있다. 개봉일인 지난 21일에는 2343개의 스크린을 점유(39.7%)한 ‘겨울왕국2’는 22일 2331개(39.7%), 23일 2642개(45.3%), 24일 2648개(46.1%), 25일 2190개(38.0%), 26일 2226개(37.9%), 27일 2094개(33.3%)의 스크린을 점유했다. 반에 가까운 스크린을 가지면서 흥행 속도에 불을 지폈다.
같은 기간 개봉한 영화와 비교하면 ‘겨울왕국2’가 얼마나 많은 스크린을 가져갔는지 더 느낄 수 있다. 같은 기간 박스오피스 2위였던 ‘블랙머니’는 21일 852개(14.4%), 22일 856개(14.6%), 23일 793개(13.6%), 24일 788개(13.7%), 25일(841개(14.6%), 26일 856개(14.6%), 27일 709개(11.3%)에 불과했다.
특히 27일 개봉한 영화 ‘나를 찾아줘’는 개봉일임에도 875개의 상영관을 배정 받았다. 점유율은 13.9%로, 같은날 33.3%를 점유하고 있던 ‘겨울왕국2’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스크린 독과점이 ‘겨울왕국2’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올해 더욱 도드라지는데, 특히 디즈니가 만든 영화들이 개봉할 때마다 압도적인 스크린을 가져갔다.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캡틴마블’은 약 2000개의 상영관을 유지하며 40%에 육박하는 스크린 점유율을 기록했고,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역시 2000개가 훌쩍 넘는 스크린을 점유하며 35%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영화 포스터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경우에는 50% 이상의 스크린 점유율을 가져갔다. 지난 4월 24일 개봉 당시 2760개의 상영관에서 상영된 ‘어벤져스 : 엔드게임’은 57.1%라는 놀라운 점유울 기록했다. 4월 29일 2794개의 스크린을 점유하며 58.0%라는 놀라운 점유율을 기록한 ‘어벤져스 : 엔드게임’은 개봉한 지 3주가 되어서도 2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나타냈다.
새롭게 개봉한 영화는 그만큼 수요가 있기에 스크린을 더 배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연일 관객 수요를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고, 유독 디즈니 영화에 대해서만 많은 스크린을 배정한다는 점에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스크린 독과점은 개봉하는 영화들이 상영관을 잡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의 성장을 막는다. 다양한 시도가 더 어려워지고, 결국 흥행을 노린 뻔한 영화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외국 같이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제도가 느슨하다는 점 등은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지점이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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