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의 발언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박경의 발언을 시작으로 동료 가수들의 폭로가 이어졌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취재에 나서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모습. 최근 가요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만큼 이번 파장으로 음원 사재기 의혹의 실태가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지난 27일 공식 SNS에 “일명 ‘음원, 음반, 출반 사재기’의 실태에 대해 잘 아시거나 이를 제안받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최근 박경의 발언으로 다시 한 번 이슈가 되고 있는 음원 사재기 문제에 대해 취재에 나서는 것. ‘그것이 알고 싶다’까지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면서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음원, 음반 사재기는 가요계에서 오래된 문제로 꼽혀오고 있는 사안이다. 디지털 음원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특히 최근 몇년 동안 꾸준히 음원 사재기 문제가 언급돼 왔다. 음원 사재기의 경우 명확한 근거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 차례 의혹이 불거져도 실질적인 증거를 찾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상 의혹으로 끝나버리는 것.

그런데 지난 24일 박경이 자신의 SNS에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과 함께 몇몇 가수들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다시 ‘음원 사재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다. 명확한 근거 없이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한 박경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황 상황이지만, 박경의 발언이 가져온 파장은 컸다.

박경이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경솔한 행동이었지만, 이 자극적인 이슈는 음원 사재기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후 가수 성시경과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김간지가 음원 사재기 브로커에 대한 폭로를 더해 파장이 더욱 커졌다.
성시경은 지난 27일 방송된 KBS 라디오 해피FM ‘매일 그대와 조규찬입니다’에 출연해 음원 사재기 이슈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성시경은 “요즘 사재기 이야기가 많은데 실제로 들은 이야기가 있다”라며, “요즘에는 전주도 없어야 하고 간주도 없어야 된다고 하더라. 그런 회사에서 작품에도 관여를 한다더라. 우리 작품을 하는 형이 곡을 준 상황에서 요청을 받고 단칼에 거절했다”라고 밝혔다.
또 앞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김간지도 지난 26일 방송된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실제로 사재기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김간지는 “지난해 즈음 앨범을 냈을 때 ‘10년 정도 했는데 이쯤 되면 뜰 때가 되지 않았냐. 맥락 있다. 연막 칠 수 있다’면서 (브로커가) 제안을 했다. 8대2로 수익을 나누자고 했다. 브로커가 8”이라고 폭로했다. 김간지는 자신의 SNS에 박경을 응원하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박경의 발언으로 음원 사재기 의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던 가운데, 성시경과 김간지의 폭로가 더해져 파장이 이어졌다.
래퍼 마미손 역시 음원 사재기를 저격하는 내용을 담은 신곡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발표해 관심이 집중됐다. 마미손은 ‘한때는 나도 음원깡패였어요. 이제는 차트인 하루도 못가요’, ‘유튜브 조회수 페북으로 가서 돈써야지’, ‘천개의 핸드폰이 있다면 별의 노래만 틀고 싶어’,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2일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 음악 산업 단체들도 ‘건전한 음원⋅음반 유통 캠페인 윤리 강령 선포식’을 사재기 문제에 대해 짚은 바 있다.
이 음악 산업 단체들은 “최근 대중음악 시장에서 음원 사재기 의혹이 발생, 선량한 창작자, 실연자, 제작자가 의심받고 대중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에 음악 산업계의 구성원으로 책임을 통감하는 바 대중의 불신과 불만을 해소하고 건전한 음악 유통 환경 조성을 위해 윤리 강령을 제정하고 선포한다”라고 밝혔다.
박경의 발언에 성시경과 김간지의 폭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취재가 더해진 상황에서 이번에는 음원 사재기 문제가 의혹으로 끝나지 않고 실태를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