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2' 감독, 프로듀서께 독과점 관련해서는 질문을 삼가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월트디즈니코리아가 '겨울왕국2'로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가운데, 창작진 내한 인터뷰 현장에서도 '입막음'이 계속 됐다.
지난 26일 월트디즈니코리아 측은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겨울왕국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창작진의 내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영화를 연출한 두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와 프로듀서 피터 델 베코, 캐릭터 안나의 슈퍼바이저 이현민이 참석해 차례대로 국내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에 임했다.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영화 '겨울왕국2'가 한국에서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공식 포스터.](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8/201911281736772733_5ddf8d51d37e5.jpg)
인터뷰 진행은 순조로웠다. 창작진과 취재진은 통역가의 도움 속에 작품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무난하게 소통했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뷰가 아닌 월트디즈니코리아 측의 진행 과정에 발생했다. 월트디즈니코리아 측에서 "'겨울왕국2' 감독, 프로듀서 분들께 독과점 관련해서는 질문을 삼가주시길 부탁드리겠다"고 말한 것.
"제작진이 대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부연 설명이 뒤따랐으나, 그렇다고 해서 월트디즈니코리아 측이 논란과 관련해 밝힌 입장도 없었다. 어떤 경로로든 독과점 논란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겠다는 태도였다.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겨울왕국2'의 프로듀서 피터 델 베코(왼쪽부터)와 감독 제니퍼 리, 크리스 벅이 내한 인터뷰를 진행했다.](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8/201911281736772733_5ddf8d52380ce.jpg)
최근 국내 극장가에서는 '겨울왕국2'가 전체 좌석 수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개봉 당일인 21일 점유율은 70%, 스크린 수는 2343개(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제공)로 시작했던 것이 개봉 첫 주 주말인 24일에는 점유율 79.4%, 스크린 2648개까지 치솟았다. 과점을 넘어 독점 수준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수치다.
이에 국내 영화인들은 반독과점영화인대책위원회까지 꾸려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겨울왕국2' 개봉 다음날인 22일, 영화의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 시장 공정성 회복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현재 국내에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규제 법령이 없음을 지적하며 이를 막을 수 있는 '영화법' 개정을 촉구했다.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영화 '겨울왕국2'가 한국에서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주인공 캐릭터 엘사의 포스터.](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8/201911281736772733_5ddf8d527b81c.jpg)
이 같은 영화인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월트디즈니코리아는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독과점 논란에 대해서는 어떤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으며 '문제 없다'는 식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법 규정이 없다는 영화인들의 호소가 역으로 디즈니 측에서는 아직까지는 호소를 묵살해도 되는 이유로 치부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내한 인터뷰에 참석한 영화 창작진에게도 질문을 제한한 상황. 그러나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대처가 정답은 아니다. 이미 관객들은 개봉 11일 만에 국내 관객 500만 명을 돌파한 '겨울왕국2'의 수치 이면에 관객의 다양한 선택을 침해한 독과점 횡포가 자리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손익분기점을 넘길 상영기간까지 버티면 된다는 심산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눈앞의 관객 수는 올릴 수 있어도 시리즈 자체에 대한 팬층은 얇아질 터다. 꿈과 희망을 강조한 희망찬 디즈니 월드의 빛과 그림자가 현재 한국에서 짙어지고 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