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조재호-최성원-조명우-김행직까지...최완영만 16강 생존[3쿠션 세계선수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9.11.29 05: 29

한국 당구를 대표하는 조재호(서울시청, 세계랭킹 12위), 최성원(부산시체육회, 19위),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 14위), 김행직(전남, 3위) 4명이 한꺼번에 모두 탈락하며 충격을 안겼다.
28일(이하 한국시간) 밤부터 29일 새벽까지 덴마크 라네르스의 배르켓에서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 세계선수권' 녹아웃 토너먼트 32강전에서 조재호는 디온 넬린(덴마크, 23위)과 승부치기까지는 명승부 끝에 패했다. 
조재호는 11이닝째 5득점하며 40점 고지를 선점한 넬린에 그대로 물러나는 듯 했다. 하지만 후구로 나서 5점을 더하며 40-40 균형을 맞추면서 승부치기로 경기를 끌고 갔다.

[사진]왼쪽부터 조재호, 최성원, 조명우, 김행직 /코줌 제공

하지만 조재호는 넬린이 먼저 5연속 득점을 기록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2득점 후 3번째 득점을 위해 친 공이 키스가 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조재호는 넬린과 애버리지 3.636의 양보없는 승부를 펼치고도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복병' 넬린은 지난 2002년 대회 결승전서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와 맞대결을 펼쳐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후 선수생활을 접었다가 작년 15년만에 선수로 복귀한 넬린은 이날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했다.
동시에 열린 경기서 최성원은 에디 멕스(벨기에, 2위)에게 34-40(21이닝)으로 패했다. 승리없이 1무1패를 기록, 애버리지 순위로 32강 막차를 탔던 최성원은 예선 1위 멕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반을 26-16으로 마친 최성원은 16이닝까지 33-29로 앞섰다. 하지만 4연속 공타에 그치면서 멕스에게 기회를 넘긴 것이 패인으로 연결됐다.
세계선수권에서 두 번의 우승(2006년, 2012년)을 경험한 멕스는 하이런 18을 기록하는 등 이번 대회 최고 컨디션을 보였다. 하이런 18은 세계선수권 역대 하이런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최고 기록은 2015년 사메 시돔(이집트)과 지난해 토니 칼슨(덴마크)이 기록한 19점이다.
이어 벌어진 경기서 올 국내 대회 5승, 국제 대회(LGU+컵) 1승으로 사실상 올해의 대상 후보인 조명우는 사메 시돔(이집트, 10위)에게 34-40으로 덜미를 잡혔다. 조명우는 전반을 20-6으로 압도, 세계선수권 첫 출전에도 여유있는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조명우는 후반에만 7차례 공타를 범하는 등 급격한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자멸했다. 그 사이 시돔은 14이닝부터 1, 3, 3, 4, 2, 4, 5, 6득점을 이어가 승부를 뒤집었다.
김행직 역시 첫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응우옌 둑 안 찡(베트남, 26위)에 22이닝 만에 20-40으로 무릎을 꿇었다. 김행직은 지난달 열린 베겔월드컵에서 루피 체넷(터키)을 꺾고 개인 통산 3번째 월드컵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김행직은 무기력했다. 하이런 4에 그친 김행직은 연속 득점에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결국 둑 안 찡이 하이런 14로 승기를 잡으며 경기를 끝냈다. 김행직은 지난 2016년 프랑스 보르도 대회에 결승까지 진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사진]최완영 /코줌 제공
한국팀에 가장 먼저 32강 진출을 알렸던 최완영(충북, 87위)이 유일하게 생존했다. 모리 유스케(일본, 44위)를 상대한 최완영은 전반을 24-16으로 앞선 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31이닝 만에 40-32로 승리를 가져갔다. 
'첫 출전'에 16강까지 진출한 최완영은 29일 오후 10시 쩐(트란) 치엣 퀴엔(베트남)과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쩐은 하비에르 베라(멕시코, 111위)를 40-25로 꺾고 32강을 통과했다. 
이 대회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월드컵과 달리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팀으로 나서 국가대항전을 펼치게 된다. 때문에 3위 이상 입상자에게는 연금포인트(1위 20, 2위 5, 3위 2점)가 주어진다. 당구 종목에서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세계팀3쿠션과 함께 세계선수권이 유이하다.
또 세계랭킹을 좌우하는 UMB 랭킹포인트도 가장 많이 부여된다. 월드컵 우승자가 80점인 데 반해 세계선수권 우승자는 120점, 준우승자는 81점을 갖게 된다. 사실상 3쿠션 당구 최고 대회인 셈이다. 우승상금은 2만 유로(약 2600만 원), 준우승자에게는 1만 2000유로(약 1500만 원), 3위 2명에게는 각각 7000유로(약 900만 원)가 수여된다. 
김정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선수단은 이 대회에 모두 6명이 파견됐다. 이 중 허정한(경남, 18위)이 조별예선에서 가장 먼저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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