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영(충북, 87위)의 어깨에 모든 것이 달렸다.
최완영은 29일(한국시간) 덴마크 라네르스의 배르켓에서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 세계선수권' 32강전에서 모리 유스케(일본, 44위)를 40-32(31이닝)로 꺾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완영은 이날 오후 10시 쩐(트란) 퀴엣 치엔과 8강 진출권을 두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쩐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베트남 최고 랭킹에 올라 있으며 지난해 베트남 호치민 월드컵에서 베트남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사진]코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9/201911290847770381_5de05ed53f170.jpg)
모리와 경기에서 1.290이라는 저조한 애버리지를 기록한 최완영이었다. 자칫 조 1위를 못했다면 16강이 쉽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완영은 '대회 첫 출전'에도 불구, 홈팬들의 절대적인 응원을 앞세운 토마스 안데르센(덴마크, 56위)을 40-20(20이닝)으로 꺾었고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4위)마저 40-20(20이닝)으로 실력으로 눌러 따낸 조 선두였다.
'포켓볼' 선수 출신답게 낮은 자세가 특징인 최완영은 차분한 경기운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동시에 최근 국내 및 국제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을 갖춰가고 있다. 실제 자네티와 대결 때는 7이닝에 하이런 10점을 허용했지만 흔들림 없는 샷으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물론 최완영이 결승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다. 산 넘어 산이다. 최완영은 쩐을 이기면 8강에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혹은 세미 사이그너(터키)를 만나게 된다. 야스퍼스는 명실공히 세계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는 '4대천왕' 중 한 명이다. 사이그너는 세계랭킹 9위로 한 번 기회가 포착되면 장타로 연결하는 것이 특기다.
그럼에도 최완영의 표정은 밝다. 한국을 떠나올 때만 해도 기대감이 가장 낮았던 선수였다. 김행직(전남, 3위)을 비롯해 조재호(서울시청, 12위),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 14위), 허정한(경남, 18위), 최성원(부산시체육회, 19위)이 모두 세계랭킹 시드로 출전했고 최완영만 아시아 쿼터였다.
![[사진]코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29/201911290847770381_5de05ed5a3b18.jpg)
하지만 이제 최완영이 이번 대회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생존하며 에이스가 됐다. 최완영이 우승하면 2014년 최성원 이후 5년 만에 한국 당구가 세계를 제패하게 된다. 결승만 올라도 지난 2016년 김행직 이후 3년만에 세계 결승 무대에 오르는 선수가 된다. 과연 최완영의 이번 대회 끝은 어디일지 궁금하다.
한편 이 대회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월드컵과 달리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팀으로 나서 국가대항전을 펼치게 된다. 때문에 3위 이상 입상자에게는 연금포인트(1위 20, 2위 5, 3위 2점)가 주어진다. 당구 종목에서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세계팀3쿠션과 함께 세계선수권이 유이하다.
또 세계랭킹을 좌우하는 UMB 랭킹포인트도 가장 많이 부여된다. 월드컵 우승자가 80점인 데 반해 세계선수권 우승자는 120점, 준우승자는 81점을 갖게 된다. 사실상 3쿠션 당구 최고 대회인 셈이다. 우승상금은 2만 유로(약 2600만 원), 준우승자에게는 1만 2000유로(약 1500만 원), 3위 2명에게는 각각 7000유로(약 900만 원)가 수여된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