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의 양식' 백종원→최강창민, 음식과 수다가 만났을 때 (종합)[Oh!쎈 현장]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1.29 12: 59

음식과 수다가 만났다. '양식의 양식'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로 시청자 마음에 새로운 양식을 선사한다. 
29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JTBC 새 교양 프로그램 '양식의 양식'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송원섭 CP, 히스토리채널 박승호 제작본부장과 백종원, 최강창민, 정재찬, 유현준, 채사장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식의 양식'은 전 세계 음식 문화 속에서 오늘날 한식의 진정한 본 모습을 찾아 모험을 펼치는 교양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160개국에 방송사를 거느린 공룡 미디어 히스토리 채널과 JTBC 공동으로 제작,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다. 이에 '양식의 양식'은 방송 이후 한국을 넘어 아시아 23개국에서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백종원, 채사장, 정재찬, 유현준, 최강창민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송원섭 CP는 "JTBC 개국 8주년 기념일인 12월 1일에 8부작 '양식의 양식'을 선보이게 됐다. 중국에서 '8'을 좋아하는데 '대박'을 나타내서 그렇다고 한다. 저희도 펑 터졌으면 좋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한국 사람이 먹는 음식을 한식이라고 보고 왜 같은 재료로 우리는 이렇게 먹고, 세계 다른 나라를 다니면서 '여기서는 왜 똑같은 재료로 다르게 먹을까?' 하는 고민에 따라 선보이게 된 교양 프로그램"이라고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JTBC 송원섭 책임프로듀서, 히스토리 채널 박승호 본부장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를 위해 각계 각층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였다. 한국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 17년 차 아이돌 동방신기 최강창민, 문학평론가 정재찬 교수, tvN 예능 '알쓸신잡'으로 얼굴을 알린 건축가 유현준 교수, 인문학 도서 '지대넓얕'의 작가 채사장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한식 대표 메뉴 8가지와 세계의 음식 문화를 탐방했다. 단 8부작임에도 불구하고 촬영 기간만 6개월이 소요됐다. 
백종원은 "처음에 같이 하자고 송원섭 CP님이 오셨을 땐 거절했다. 하도 일이 많은데 방송을 같이 하자고 해서. 그런데 내용 설명을 듣고 욕심이 났다. 음식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음식의 기원이나 외국에서 어떤 음식을 먹는지가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저는 음식을 하는 사람인데 '먹는 사람',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궁금했다. 아이돌 최강창민부터 건축은 상관 없을 줄 알았는데 유현준 교수님까지 같이 한다고 해서 사실 방송을 한다기 보다 궁금해서 시작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특히 그는 "고생 무지하게 했다. 끝나고 나니 부담도 있었고 많은 위치에서 '이렇게 보면 이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방송을 떠나 사업적으로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고, 많이 배웠다"며 "결국 세계 입맛이 똑같다고 느꼈다. 우리만 먹는 맛이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서 똑같은 맛을 느끼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이전에는 제가 알고 있는 음식을 먹는 거였다면 이 프로그램은 '이렇게 먹을 수도 있구나'라고 배운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백종원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그런가 하면 정재찬 교수는 "저는 JTBC '톡투유' 같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시작했다가 촬영 내내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다시 찍으면 정말 잘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절대 다시 찍고 싶지 않다. 제작진이 출연진을 6개월을 꼬박 돌렸다"고 너스레를 떨며 "음식에 대한 식탐이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서 6개월을 다녔다. 지금도 어떤 음식 보다, 내가 이런 사람과 만날 수 있었다니라는 점이 가장 흐뭇하다"고 했다.
또한 그는 "제가 기여한 건 하나다. '양식의 양식' 타이틀은 제가 지었다. 그게 다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관계 없다. 병풍 역할과 음식을 많이 먹는 역할을 담당했다. 우리가 먹는 양식도 소중하지만 스타일의 지혜를 한번 돌아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재치있는 출연 소감을 말했다. 
유현준 교수는 "저도 역시 처음에 의뢰를 받았을 때 음식을 찾아먹는 사람도 아니라서 거절했다가 다른 분들 말씀을 들어보고 싶어서 하게 됐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게 '의식주'라면 제일 돈이 적게 들어가는 게 '식'이고 제일 비싼 게 '주'라는 생각에 양극단을 체험하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 다른 나라에서 같은 재료로 다른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공통점을 발견하며 흥미롭게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8부작 찍는다고 해서 8번 모일 줄 알았는데 제가 촬영 횟수가 제일 적은데도 40번 모였다. 이 프로그램은 예능의 탈을 쓴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 심정으로 예능을 만들어서 '예큐'라고 생각한다"며 "이 프로그램을 보면 많은 걸 배우고 재미있으시고 식욕이 당기실 것 같다.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 저도 저희 분량이 제가 참여한 게 반이 안 될 것 같은데 완성본이 어떨지 모르겠다. 저도 시청자의 마음으로 일요일 저녁 11시를 기다릴 것 같다"고 했다.
유현준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채사장은 "제가 TV 매체 출연을 안하고 있었다. 저하고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출연한 솔직한 계기는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는 시기와 겹친다'고 했다. 다음 달에 나온다. 그래서 하게 된 게 좀 컸다"고 밝힌 뒤 "음식에 대해서는 정말 모르고 항상 한가지만 먹었다. 제육덮밥만 매일 먹고, 옷도 단벌신사로 다녔다. 그래서 제가 여기서 무슨 할 수 있는 말이 있나 싶었다. 그런데 각계 분야의 분들이 다 모인 거다. 그래서 흥미롭겠다는 생각으로 진행을 한 것 같다. 솔직히 돌아보면 실제로 촬영하면서 먹었던 것보다 끝나고가 기억에 남았다. 작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TV에 나오지 않은 소소한 이야기를 한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여러가지 좋은 말을 많이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정재찬 교수님이 촬영 끝나고 '모든 순간이 NG였다'고 한 게 기억에 남는다. 이걸 다시 촬영한다면 조금 더준비해서 하고 싶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사실 끝났을 때 저희가 많이 친해졌는데 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제대로 된 준비를 할 수 있게 돼서 기회가 되면 더 깊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연자 뿐만 아니라 제작진 분들이 정말 준비를 많이 하셨다"고 했다.
정재찬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에 최강창민은 "모든 순간이 NG였다는 말 다음에 하려니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너스레를 떤 뒤 "연예계 생활 하고 예능에 나가는 게 부담이 된다. 제가 사실 재밌는 녀석도 아니고 할 이야기가 없다. 그런데 '양식의 양식'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각계각층의 뛰어난 분들과 음식을 먹으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 철학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가 이 프로그램에서 할 게 없고 거저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하게 됐다. 평소에 책도 읽고 음식도 찾아 먹으려고 하는데 워낙 다방면으로 알고 있는 게 많은 분들이라 배울 수 있는 게 많겠다는 생각에 출연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출연하고 다시 한번 느꼈지만 이 분들과 '양식의 양식'을 출연하게 돼서 참 다행이었다. 저한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많은 출연자 분들께서 저와 같은, 제가 정말 일자무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시청자 분들도 여기 계신 분들 이야기에 무릎을 탁 치면서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채사장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송원섭 CP는 이 출연자들을 모은 이유에 대해 "아주 단순한 이유다. 처음에 기획을 할 때부터 음식을 앞에 놓고 여러 분들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다 속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다가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 되야겠다고 생각했다. 음식에 대한 수다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똑같이 음식 전문가만 모이면 이야기가 한정될 것 같더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면 정재찬 교수님은 음식의 이름이나 문학 작품, 채사장님은 역사 철학에 대해 박식하시니까 여러 이야기를, 유현준 교수님은 '본인이 내가 무슨 얘기를 해야 되냐'고 처음에 하셨다. 그런데 사실 누구보다 큰 기여를 하셨다. 음식이 태어난 계기, 음식을 먹는 지방과 다른 지방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많은 얘기를 해주셔서 참 많은 도우미 됐다. 백종원 대표와 최강창민은 음식에 관한 자타공인 전문가였다"고 말했다.
최강창민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백종원은 "사실 제가 음식을 앞에 놓고 수다떤다는 게 불가능하다. 밥을 먹으면 원래 사회에서 저 혼자 떠든다. 주로 경청하지 누구도 반박을 못한다"며 "그래서 각계 전문가라고 하시지만 음식을 놓고 수다는 내가 다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 수다에 대해서는 흥미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는 "단지 '이 음식을 외국에서 어떻게 생각할까'에 끌렸다. 외국가는 건 정말 힘들었다. 가보니까 음식이 있긴 있는데 그게 다였다. 오히려 수다가 정말 재미있었다. 첫 촬영이 고깃집에서 고기 먹는 거였다. 저는 고기에 육즙을 보관하는 방법을 설명하려고 했는데 고기만 구웠다. 유 교수님부터 말씀이 터지니까 같은 메뉴를 놓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바라보는 게 이렇게 다르구나 생각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에 수다와 한국인이 사랑하는 음식들은 그 자체로 '양식의 양식'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양식의 양식'이 보여줄 음식과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 장에 기대가 쏠린다. 12월 1일 밤 11시 첫 방송.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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