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여자친구' 이엘리야♥지일주, 장애우x공대생 편견 지운 캠퍼스 로코(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11.29 17: 02

 “영화가 뻔하게 흘러가는 게 싫어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장희 감독이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너의 여자친구’(감독 이장희, 제공 태왕엔터웍스, 배급 스톰픽쳐스코리아․와이드 릴리즈, 제작 제이아트필름․애스토리엔터테인먼트)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대할 때의 뻔함, 공대생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지양했다. 그렇다 보니 독특한 영화가 나온 거 같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내달 4일 개봉하는 ‘너의 여자친구’는 모태솔로 9888일째를 맞이한 공대생 남자 휘소(지일주 분)와 그의 앞에 막무가내로 들이닥친 장애인 양궁선수 혜진(이엘리야 분)의 솔로 탈출 로맨스 장르의 영화. 영화 ‘각설탕’(2004),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2002), ‘무방비 도시’(2007) 등의 연출부 출신인 이장희의 장편 연출 데뷔작.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서 영화 '너의 여자친구'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지일주, 이엘리야가 무대 위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휘소는 박사 과정을 밟는 전자과 학생인데,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캠퍼스에서 국가대표 출전을 앞둔 장애인 양궁선수 혜진을 만나 관계가 발전해 나가기 시작한다. 학생들의 로맨스가 풋풋하지만, 이장희 감독의 말대로 뻔하지 않고 따뜻하고 유쾌하게 흘러간다.
이장희 감독은 “제가 십여 전에 서울시 장애인 인식 개선 사업에서 단편영화를 만들게 됐다. 당시 조감독이었는데 그때 장애인 양궁팀을 보면서 가슴 속에 담고 있었다. 십여 년이 흐른 후 그때 일들이 생각나서 공대생과 장애인 양궁선수와의 사랑 얘기를 생각하게 됐다”고 시나리오를 직접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조감독이었던 이장희 감독은 휠체어에 직접 타보며 장애인들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공대생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는 미드 ‘빅뱅이론’ 때문이었다.
“저희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좋다. 양궁팀, 공대생들이 각각 우정이 있다. 무엇보다 저희 영화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포인트다. 또 한 가지 뽑자면 마지막 양궁장에서 활이 날아가는 장면이 포인트인데 그런 장면들을 유념해서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서 영화 '너의 여자친구'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허정민, 이진이, 이장희 감독, 이엘리야, 지일주, 김기두가 무대 위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혜진 역을 맡은 이엘리야는 “그간 했던 작품이 무거웠는데 이번엔 가볍고 밝게 찍었다. 제가 출연을 하게 된다면, 영화를 찍는다라는 큰 생각보다 일단 행복할 거 같았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예쁜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설렘으로 참여했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엘리야는 장애인 역에 도전하며 휠체어에 탄 채 대부분의 장면을 소화했고, 양궁선수 설정에 맞춰 활을 쏘는 자세가 어색하지 않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
이어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 꿈을 갖고 살아가는 혜진의 삶에 대한 의지가 저에게 많은 공감이 됐다. 전 작품 촬영에 들어갈 때부터 끝날 때까지 혜진의 밝음, 양궁에 대한 절실함에 집중했다. 좀 더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자신의 연기적 지향점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일주보다 후배인데 (같은)대학교 재학생 때부터 선배님이 굉장히 열심히 했고 열정이 많았다. 이번 영화에서 제가 열심히 하게 된 이유가 지일주 선배님 덕분이었다”라고 공을 돌렸다.
장애인 양궁선수를 소화한 그녀는 “혜진이 양궁을 할 때 ‘내가 저렇게 연기했나?’ 싶을 정도로 간절해보였다. 마지막까지 혜진이 혼자 양궁을 쏘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저는 보시는 분들께서 있는 그대로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서 영화 '너의 여자친구'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이엘리야가 무대 위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이에 휘소 역을 맡은 지일주는 “저는 밝은 이엘리야 덕분에 잘 할 수 있었다”고 칭찬에 화답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청춘물이라는 장르 자체가 좋았다. 그간의 작품과 달리 밝고 즐거운 느낌을 가졌기에 촬영하면서도 즐거웠고 우리 영화가 관객들을 만났을 때도 행복감을 드릴 수 있을 거 같아 선택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장편영화 ‘오만’(2019)을 각본 연출한 그는 “제가 연출을 해보면서 좀 더 시야가 넓어졌다. 배우로서는 완성된 것만 보지만, 물론 촬영 중에 모니터를 한다. 그러나 배우로서 연출을 하면서 저의 안 좋은 습관들을 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일주는 “‘너의 여자친구’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저희 모두의 성장 영화인 거 같다. ‘겨울왕국2’보다 재미있다”고 영화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창길 역을 맡은 김기두는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다.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창길 역은 제가 잘 할 수 있을 거 같았다”며 “무엇보다 제가 같이 하고 싶었던 배우들이 캐스팅 돼서 같이 하면서 즐거울 거 같다는 마음에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서 영화 '너의 여자친구'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지일주가 무대 위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가장 인상 깊은 장면에 대해서는 “저는 산 속 서바이벌 장면이다. 그냥 보면 (물감 총알의)강도를 모르지만 맞으면 정말 아프다. 작년 여름이었는데 그날 너무 더웠고 비도 온 데다 모기까지 많았다. 그 장면을 보면서 오늘 눈물이 날 뻔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발랄한 매력을 가진 모델 하나 역을 맡은 이진이는 오디션을 통해 이 영화에 임했다. “처음엔 어떤 작품인지 모르고 있다가 ‘제발 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합격 소식을 듣고 기뻤는데 영화를 촬영하면서 선배들이 잘 챙겨주셔서 재미있게 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서 영화 '너의 여자친구'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이진이, 허정민이 무대 위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그러면서 “허정민 선배와 술 취한 장면을 찍는데 긴장을 많이 했다. 잘 받아주실지 걱정했는데 (그 장면에서)잘 받아주셔서 다행이었다”라고 연인으로 호흡한 허정민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들은 중간중간 농담을 던져가며 유쾌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어 이진이는 “오늘 영화를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 휘소가 한 대사 중에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반창고를 뗄 필요가 없다’는 말에 가장 큰 위로를 받았다. 그 대사 말고도 저희 영화에 감동 포인트가 많다. 관객들이 영화를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용태를 연기한 허정민도 “트라우마와 장애가 있는 청춘들의 영화라서 무거울 수 있지만 저희 영화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며 “영화를 보시고 나갈 때 따뜻한 마음을 갖고 가실 수 있을 거 같다”고 ‘너의 여자친구’의 장점을 전했다. 개봉은 12월 4일./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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