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작곡가 에이톤(본명 임지현)이 성폭행 미수 외국인 남성을 업어치기로 제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제에 올랐다. 이와 관련, 에이톤은 얼떨떨한 심경을 밝혔다.
에이톤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여성을 성폭행 하려던 외국인 남성을 저지했다. 에이톤은 도주하는 성폭행 미수범을 업어치기 등으로 제압해, 경찰에 인계했다.
에이톤의 용기 있는 행동은 이날 한 매체의 보도로 알려졌다. 덕분에 에이톤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데뷔 이래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이와 관련, 에이톤은 1일 OSEN과 전화 통화에서 "많이 놀랐다.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당혹스럽기도 하다. 현장에 있었던 누구라도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옆에 계시던 시민분들도 다 도와주셨다. 혼자서 시민 영웅이 된 것 같아서 민망하다"며 "아무래도 성범죄다 보니 피해 여성분의 입장도 있지 않나. 조심스럽고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당시 에이톤은 작업실에서 눈을 붙이고 있었다. 그때 여성의 작은 비명 소리를 들었고, 창문 밖으로 심상치 않은 광경을 목격했다. 에이톤은 망설임 없이 밖으로 나갔다.
성폭행 미수 외국인 남성은 에이톤을 발견하고, 그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에이톤은 해당 남성의 도주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해당 외국인 남성은 미국 출신으로, 인근에서 영어 강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톤은 당시 상황에 대해 "건물 밖으로 나갔더니 외국인 남성이 저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보니까 눈도 풀렸고, 저한테 주먹을 날리더라. 말도 통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갑자기 행인들을 쫓아 다니면서 때리기 시작했다. 근처에 계시던 한 여성분이 신고를 해주셨다. 그때 어르신 몇 분도 계셨는데 다치실까 봐 제가 잡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들 같이 잡아주셨다"며 "(해당 외국인 남성은) 계속 도주를 시도했다. 그래서 제가 업어치기로 제압하고, 팔꿈치로 얼굴을 눌렀다. 다치진 않게 해야 했다. 그때 경찰이 도착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톤은 "외면할 수 없었다. 화가 많이 났다. 그 사람이 저한테 위해를 가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보다 어느 선까지 제압을 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라고 밝혔다.
에이톤은 지난달 28일 첫 번째 미니앨범 '발라드'를 발매한 가수다. 앞서 에이톤은 백지영, 길구봉구, 미교, 이우 등 아티스트들의 앨범 내 발라드 트랙 프로듀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Mnet 예능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6’에 미스터리 싱어로 출연했다.
에이톤은 신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실 보컬 전공이다. 음악을 계속하다가 우연히 작곡을 시작하게 됐다. 작곡으로 음악을 하고 있었다. 저도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길구봉구의 '이 별'로 주목받기 시작하고 '너목보' 출연도 하게 됐다. 모든 게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에이톤'이라는 이름도 속죄라는 의미다. 그간 무명도 길었고, 응원해주는 주변인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한동안 노래를 접었는데, 기회가 닿아서 앨범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에이톤은 공교롭게도 노래보다 '업어치기'로 먼저 주목을 받게 됐다. 이에 에이톤은 "민망하게도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먼저 찾아뵙게 됐다. 앞으로는 계속 열심히 노래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에이톤은 "제가 나쁜 일을 한 건 아니지만, '의인' '시민영웅' 같은 명칭은 부담스럽다. 그저 나쁜 일을 한 건 아닌 정도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에이톤, 채널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