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46)가 동네 야구에 떴다.
이치로는 1일 일본 고베시 호토모토필드에서 열린 연식 공을 활용한 ‘동네’ 야구 경기에 참가했다. 지난 9월 고향 친구들과 결성한 ‘고베 치벤(KOBE CHIBEN)’의 9번타자 투수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현역 은퇴한 뒤 구단 특별보좌를 맡고 있는 이치로는 지난 9월 친구들과 함께 동네야구단을 창단했다. “앞으로 동네 야구 팀을 만드는 게 꿈”이라며 구단주와 감독뿐만 아니라 선수로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 1일 이치로는 고베 치벤의 선수로 등장했다. 현역 시절 등번호 51번이 아닌 1번을 달고 등장한 이치로는 와카야마시 중고교 교직원으로 구성된 팀을 맞이했다. 은퇴한 지 1년도 안 된 당대 최고 선수가 아마추어 선수들과 상대한 것이다.
‘오른손 투수’ 이치로는 9회까지 안타 6개를 맞았지만 삼진 16개를 잡으며 볼넷 없이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총 투구수는 131구. 타자로도 나선 이치로는 3루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14-0 대승을 이끌었다.
일본 야구 최고의 스타가 동네 야구를 소화한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교도통신’을 비롯해 일본 언론은 ‘이치로가 동네 야구에 데뷔했다’며 소식을 전했다. 이치로는 “내 꿈을 이뤘다. 정말 즐거웠다. 매년 하고 싶다”며 웃은 뒤 “어깨나 팔꿈치는 전혀 문제 없다. 진지하게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타석에서 이치로를 상대한 후지타 키요시 와카야마 중고교 이사장은 “칠 수 없는 공이었다. 130km는 나온 것 같다”며 “느슨한 공을 던지면 실례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정면 승부를 해줬다. 과연 이치로다. 내년에도 다시 경기를 하기로 약속했다”라고 고마워했다.
3회 이치로에게 첫 안타를 쳐낸 교사 타마키 하야토 씨는 “공이 굉장히 빨랐다. 운 좋게 쳤는데 평생 기념이 될 것 같다”며 “(이치로가) 나이스 배팅이란 느낌으로 인사를 해줘 감격했다”고 기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