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FA 최대어로 주목 받은 전준우(33)와 안치홍(29)이 아직도 미계약 신분으로 남아있다. FA 최대어로 대박 계약을 기대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선수 모두 FA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형우(KIA)처럼 타격이 최고 수준이 아닌 이상 수비가 약한 선수에게 거액을 주기 힘들다. 방망이 하나로 인정받는 시대는 지났다. 수비 때문에 전체적인 평가가 낮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두 선수 모두 타격은 검증됐다. 최근 3년간 전준우는 타율 3할2푼1리 73홈런 242타점 OPS .904, 안치홍은 타율 3할2푼5리 49홈런 260타점 OPS .886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준우는 리그 전체 타율 8위, 홈런-OPS 11위, 타점 13위, 안치홍은 타율 6위, 타점 11위, OPS 13위에 올랐다. 리그 상급 성적이다.

올해 공인구 반발력 저하에도 불구하고 전준우는 타율 3할1리 22홈런 83타점 OPS .840으로 건재를 알렸다. 안치홍은 손가락 부상 악재 속에 5홈런 49타점 OPS .792로 기록이 하락했지만 타율 3할1푼5리로 정확성은 살아있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수비력이 아쉽다. 주 포지션이 좌익수인 전준우는 실책 5개에 수비 범위를 측정하는 레인지 팩터(RF)도 1.88로 400이닝 뛴 좌익수 10명 중 가장 떨어진다. 2루수 안치홍도 지난해부터 수비 범위가 눈에 띄게 좁아졌다. 특히 올해는 2루수로서 레인지 팩터가 4.79로 400이닝 이상 수비한 2루수 중 가장 낮았다.
두 선수 모두 수비 부담이 덜한 1루수로 포지션 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외야나 2루가 아닌 1루 포지션이라면 몸값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수 자존심 문제도 걸려있다. 전준우는 3루수 출신이지만 1루수로는 2010~2011년 2경기 2이닝을 본 게 전부. 안치홍은 올해 1루수로 16경기 76이닝을 뛰었다.
전준우는 롯데, 안치홍은 KIA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간이 꽤 오래 걸리고 있다. 타팀의 영입 경쟁이 붙지 않으면서 대폭적인 몸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지금 상황이라면 시즌 전 기대한 FA 대박을 치긴 쉽지 않아 보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