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하늘색 동화는 끝이 아닌 시작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12.02 05: 15

대구FC의 하늘색 동화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대구는 지난 1일 오후 DGB대구은행파크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서 서울과 0-0으로 비겼다. 대구는 이날 무승부로 승점 55를 기록, 3~4위 서울과 포항(이상 승점 56)에 이어 5위로 다사다난했던 시즌을 마쳤다. 이날 서울을 잡았더라면 2년 연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밟을 수 있었지만 간발의 차로 막차를 놓쳤다.
▲ K리그 역대 최고 성적 5위 & 첫 ACL 선전

최종전만 보면 새드엔딩이지만 대구의 한 시즌을 돌아보면 실패라고 보기 어렵다. 대구는 2003년 창단 이후 K리그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5위를 차지했다. 스플릿 체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하위리그가 아닌 상위리그서 새로운 경험치를 쌓았다. 전통의 강호이자 기업 구단인 서울, 포항과 피말리는 순위 경쟁을 벌였을 정도로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대구는 올 시즌 처음으로 나선 아시아 무대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산프레체 히로시마, 광저우 에버그란데, 멜버튼 빅토리 등 ACL 단골 손님들을 상대해 3승 3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2위 광저우에 승점 1이 뒤져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임팩트는 충분히 강렬했다.
특히 대구는 중국 슈퍼리그의 큰 손인 광저우를 홈에서 3–1로 돌려세우며 이변을 일으켰고, ACL 터줏대감인 멜버른을 3-1, 4-0으로 완파하며 아시아를 놀라게 했다. K리그에선 역대 최고 성적, 아시아 무대에선 최초 출전이라는 역사를 쓴 대구다.
▲ DGB대구은행파크의 새 역사
기하급수적으로 팬층을 늘린 건 대구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이 3518명이었던 대구는 올 시즌 1만 661명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대비 203%(K리그1 1위)의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K리그의 흥행을 주도했다.
수준 높은 경기력은 자연스레 관중 동원으로 이어졌다. 대구의 신명나는 역습 축구는 팬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세징야 김대원 에드가를 앞세워 90분 내내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였다. 조현우, 정승원 등 스타들도 뜨거운 열기에 불을 지폈다.
대구의 새 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가 K리그 흥행에 큰 몫을 했다. 대구는 2017년 여름부터 축구전용구장 시공에 들어가 1년 7개월여 끝에 올해 1월 새 집을 장만했다. 총공사비만 약 515억 원이 들였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특히 관중 친화성과 접근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는 7m에 불과하고, 관람석 바닥 전체를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 대구만의 응원 문화를 만들었다. 대구역과 북구청역이 주변에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DGB대구은행파크가 시즌 내내 예매 열기로 뜨거웠던 까닭이다. 서울과 최종전도 1만 2037명의 하늘색 물결로 뒤덮이며 인기를 실감했다. 올 시즌 총 9경기가 매진되는 기록을 쓰며 다음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 대구의 하늘색 동화는 끝이 아닌 시작
잘했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시즌이지만 대구의 하늘색 동화는 끝이 아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우린 3년 전에 2부리그에 있었다. 지난해 FA컵서 우승했고, ACL서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보여줬다.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많이 성장했다. 개인적으로 ACL에 진출하지 못해 슬프지만 1년을 통틀어 보면 기쁘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대구의 간판 공격수 김대원은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이 엄청 늘어나 대구 선수로서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올 시즌 ACL 티켓을 놓쳤지만 다음 시즌이 있다. 팬들이 올해처럼 많은 응원을 해주신다면 선수들이 힘내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장밋빛 미래를 기대했다.
조광래 대구 사장도 “올 시즌 많은 팬들이 온 만큼 다음 시즌 더 좋은 성적으로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발전을 다짐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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